하루에 시 하나
한계선
넘버3
2010. 11. 3. 10:38
한계선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地境)을 넓혀가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18쪽
박노해, 느림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