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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문국현 후보 회사 방문과 친필 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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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자료 링크

IT벤처기업 방문한 문국현 후보 
문국현 후보, IT벤처기업 방문
문국현 "IT를 HT(Human Tech)로 바꾸자" 

문후보가 우리 회사에 방문한 것은 한달에 한번 4번째 금요일을 레져휴가라고 하여 휴가비 10만원을 지원하고 모두가 쉬는 제도가 있기 때문인데, 이 제도가 문 후보의 공약이나 경제쪽하고 맞았기때문에 방문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07년 11월 2일에 문국현 후보가 회사에 방문해서 2시간 정도 간담회를 가졌다. 평소에 문국현 후보에 관심은 있었으나, 막상 간담회 참여자를 뽑을 때 바쁜 일로 참석하지 못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물러설 착한 시민이 아니라서 담당자에게 계속해서 들이대었다. 결국 2일 아침에 담당자를 대신해서 간담회를 정리하는 서기로 취직(?) 되어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을 통해 홍보담당인 영희님께 감사의 말을 진심으로 전한다. 내가 살아가면서 이 역사적인 자리에,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과 1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볼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 그래서 결국 11시 부터 시작해서 1시에 끝난 간담회에 서기로 참석했다. 첨부한 속기 비슷한 것을 하면서 2시간 내내 진땀이 났다.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무려 20장을 썼다. 지금도 가끔 보면 흐뭇하다. 거기다가 친필로 싸인도 받았다.

이 친필 싸인은 내가 벼르고 있었긴 했지만, 시간관계상 못 받을 처지였다. 2시간동안 내내 쓰는라고 피곤하기도 했고. 마지막에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 서 있는 문후보에게 싸인을 부탁했다. 이때부터가 진짜 감동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서서 싸인을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무릎을 꿇고서 정성스럽게 싸인을 해주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장면에 대해 사진을 찍지도 못했다. "아 문후보가 이야기하는 사람 중심이라고 하는 것이 빈말이나 공약만이 아니구나! 저 자세가 임기응변으로 나오려면 몸에 베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아무도 싸인 받는 장면을 안 찍었는지, 감동을 공유할 방법이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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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이면지를 사용한다. 이 속기록 종이도 이면지이다. 주위 사람들이 왜 깨끗한 종이를 쓰지 않는냐고 하던데, 난 이면지가 좋다. 부담이 없다. 잘못 써도 그만이고, 잘 쓰면 잘 보관하면 된다. 컴퓨터로 정리하는 것보다 10배는 성능이 좋다. 꼭 날짜, 시간, 이름, 참석자, 제목을 기록해야 하고, 나중에 분류를 해서 잘 보관해야 한다.

첨부한 파일은 첫장인데 내용은 이러하다. () 안은 설명이다.
11:17 도착
문후보 : 대단한 영웅이십니다. 업무방해해서 미안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11:00 정각보다 17분 늦었다. 다른 곳의 일정이 지연되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곧바로 우리 개발팀이 있는 곳으로 방문)
(개발자에게 질문을 했다)
문후보 : 업무방해가 됩니까?
작업하는 화면이 2개라서 좋겠다.(
우리 회사는 누구나 2개를 쓴다. 나는 3개를 쓴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안내를 맡은 분만 1개를 쓴다.)
웹 2.0을 정치, 경제에 접목하고 싶은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기술, 개발, 소통을 중요시하는 2 way 시스템으로 양방향 정치가 되면 좋겠다.

오른쪽 위 하단부
마지막에 나가시면서 하신 말씀
문후보 : 업무 시간에 방해를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보람과 행복을 5000만 국민에게 나눠주세요.

그리고 결국 문후보는 떠났다. 나에게 남은 것은 20장짜리 속기록과 싸인이다. 싸인을 천만금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혹시 12월에 휴가 내고 선거운동하러 가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떠돈다. 그러나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냥 참석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좋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평가나 공약에 대한 평가 이런 것을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내용은 여기에 쓰지 않는다. 단지 "참 사람은 좋다"가 유일한 평가이다. 언제 시간되면 문후보 뿐 아니라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 나름의 평가도 하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이다. 선거법 그런 것 때문에 몸 사리지는 않는다. 단지 여유가 없을 뿐이다. (합리적인 핑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