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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

서브프라임으로 파생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대한민국이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린다. 다들 탐욕으로 인한 서브프라임 위기 관리를 못했다고들 원인을 이야기하지만 진짜 원인이 뭔지 모른다. 부의 기원(The  Origin of Wealth)의 615쪽에 보면 "경제물리학자의 공격" 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경제물리학자의 공격
...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고 세계는 축제 분위기에 싸여 있었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국방이 감축과 이에 따른 평화 배당금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세계를 위해 좋은 소식이기는 하였지만 로스앨러모스와 산디아 같은 미국의 국립 군사연구소에서 일하던 수천 명의 물리학자와 수학자에게는 실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세계의 다른 쪽, 당시 구소련에서는 무기 산업에서 일하던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한참 호황을 누리던 월 가에서는 잘 훈련된 수학자에 대한 수요가 넘쳐 흘렀다. 그래서 곧 공급이 시작되었고, 실제로 세계 도처에서 로켓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그리고 다양한 헤지펀드에서 직잡을 잡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새로운 직장에서 폭탄 관련 연구 대신 주식 가격 예측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처음에 그 젊은 물리학자들은 단순하게 금융 교과서를 공부하고 그에 따라 돈을 벌기 위한 모델을 만들고 운용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경제물리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다양한 기본적인 주식을 연구하고 선물,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연구했을 것이다. 이들은 금융공학이라는 것을 만들어 낸다.
금융공학(wikipedia.org)
금융 공학
(Financial Engineering) 또는 계산 재무론(Computational finance)은 수학적 분석 도구를 이용하여 금융시장(주식, 채권, 원자재 등의 현물 시장과 이에 대한 선물파생상품 시장)을 분석하는 학문의 분야로서 경영학(재무), 산업공학, 응용수학 등이 어우러진 융합학문이다. 금융공학의 효시는 1970년대에 블랙과 숄즈가 옵션의 가치를 계산하는 블랙숄즈 방정식이다. 관련 논문 발표 후 몇 달만에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는 이 방정식을 이용한 옵션의 가치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금융공학이라는 개념이 실생활에 널리 퍼진것은 1990년대인데, 우선 냉전의 종식으로 미합중국에서 우주개발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많은 물리학자들이 금융계로 진출하면서 금융공학이 확산되었다. 또한 노벨상 수상자가 주축이 되어 만든 롱텀케피털메니지먼트(Long Term Capital Management)에서 실시한 무위험차익거래(arbitrage)가 금융공학 기법을 이용해 거래한 대표적인 초기 헤지펀드이다. 금융공학에는 파생상품 설계, 위험 관리 등과 같이 많은 분야가 있으며, 보험수학도 한갈래로 여겨진다.

문제는 이 금융공학이 태동하여 정착되고 발전한 기간이 약 30-40년 이라는 점이다. 나름 탄탄한 배경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은행이라는 시스템에 비하면 1/10 에 지나지 않는다. 은행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다양한 위험으로 부터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고도의 시스템을 만들었고,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가지 지표들을 만들어 사용한다. IMF 때 우리 은행이 공격받던 자기자본비율이라는 BIS도 위험을 관리하는 지표중 하나이다.

고도의 수학과 통계를 이용하는 금융공학에 기반하는 파생상품은 이제 첫번째 위기를 맞은 것이다. 파생상품이 부를 창출하는가는 다른 의미이다. 파생상품들은 앞만 보고 달렸다. 파생상품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탐욕에 찌들었던, 경제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려고 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파생상품들이 개별 금융조직 단위의 시스템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수학과 확률로 리스크를 분산했는데, 사회전체적으로 리스크를 조절하고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은 없었다. 그런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고, 걸리적 거렸을 것이다.

경험적으로 볼때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려면, 파생상품이 컴퓨터와 결합하여 고도화된 시스템이 구축된 약 10년의 20% 정도인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2년 이내에 경제가 제자리를 찾을 수도 있을테고 경기가 안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단위, 세계단위의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경보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아마도 같은 재앙을 또 다시 가까운 미래에 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