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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내가 본 남아공 월드컵


어드덧 남아공 월드컵 8강을 향해 가고 있다. 내가 본 남아공 월드컵 경기들에 대한 느낌을 남겨본다. 축구는 치킨 먹는 수단일 뿐이고, 선수들이고 리그고 포지션이고 이런 거 잘 모른다. 그렇다고 느낌을 남기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내 맘이다.

벌써 17경기째 봤다. 이제 남은 경기는 8게임.
네델란드:브라질, 아르헨티나:독일 경기가 완전 대박. 시간도 좋다 23:00. 완전 예약. 이 경기들의 승자가 결승에서 만나지 않을까? 아.. 스페인이 있구나. 

1990년은 학교에서 방학 때 형들하고 매일 축구만 했었고, 캠 축구대회 4강에 등극,  1994년에는 군대에서 월드컵 기간에 매일 저녁 축구만 해야 했고, 1998년에는 TV 깨먹고, 2002년도에는 한 경기인가 빼고 다 봤었고, 2006년은 중국에서 꽤 많은 경기를 봤었는데, 2010년은 많이 볼수가 없다. 단독 중계의 영향인가? 아님 백수가 아니어서 그런가. 2014년 브라질에는 보러 갈 수 있을까?

월드컵에 미친 것은 맞나 보다.

시간 경기 느낌
06-11 23:00 남아공 : 멕시코 개막전이라고 해서 다 보려했으나 보다 잠들었다. 남아공이 잘 한다는 평가와 멕시코도 강팀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06-12 20:30 대한민국 : 그리스 치킨을 먹었다. 대한민국 허정무호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보았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실망을 많이 한 터라. 2:0 승리. 대한민국이 잘 했다는 느낌보다는 그리스가 너무 못했다. 거의 걸어다니는 축구를 하는 그리스. 어떻게 본선에 나왔는지 궁금하다. 박지성의 진가를 확인시켜 준 경기
06-12 23:00 아르헨티나 :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정말 잘 한다. 슬슬 몸 푼다. 나이지리아도 잘 하지만 10:8 정도 수준. 아르헨티나가 본격 달아오르면 어떻게 될까. 정말 궁금. 나이지리아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06-14 23:00 일본 : 카메룬 숙적이라는 일본의 경기. 저돌적이고 거친 카메룬에 범생이 축구 일본이 초반에 말린 느낌. 원정 첫승의 일본. 잘 한다. 왜 일본은 대한민국을 만나면 죽을 쑤는 걸까. 축구 인프라, 선수들에 월등히 앞서고, 선진 축구를 많이 배워 토착화시킨 것 같은데. 카메룬은 깡패축구로 실망
06-16 03:30 브라질 : 북한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으나, 일어났다 TV 켜고 잠들었다. 잠깐 북한이 지고 있는 것을 봤다. 아침에 들으니 2:1 로 졌다고 한다. 정대세의 눈물, 지윤남의 복근이 화제. 정신력으로 달려든 북한이라. 
06-16 23:00 스페인 : 스위스 스페인의 화려한 축구를 봤다. 스위스의 10백, 빗장 축구의 승리. 스페인이 장난스럽게 경기한 느낌이다. 아르헨티나가 반면교사를 삼을 듯.
06-17 20:30 아르헨티나 : 대한민국 0:3 으로 질거라고 배팅했다. 아르헨티나가 상대적으로 너무 잘했고, 초반에 왜 빗장으로 갔는지 이해못하는 경기. 정신력과 투지로 지키려는 경기를 예상했으나, 스페인전의 교훈을 아르헨티나 받아들인 듯. 우승후보 낙점.
06-21 20:30 포르투칼 : 북한 정신력과 투지로 축구하던 시대는 끝났다. 66년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듯 초반부터 밀어부치는 북한. 장대같은 빗속에서 전반은 그럭저럭. 후반에는 어쩔 수없는 한계. 7:0 대패.
06-22 23:00 프랑스 : 남아공 나이지리아 전을 보기 위해 사전에 본 경기. 보다 잠 들었다. 프랑스 너무 못한다. 
06-23 03:30 대한민국 :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가 말린 경기. 퇴장과 부상 선수로 베스트 멤버도 못 만들고, 결정적인 기회를 못 살림. 김남일 아쉬움. 어쨌든 16강 고고. 처음으로 03:30 경기를 보다. 일어나지 못할까봐 걱정 많이 했다.
06-23 23:00 슬로베니아 : 잉글랜드 잉글랜드가 이제 제대로 팀으로 움직이는 구나. 16강이 기대되는 경기. 루니가 좀 잘 뛰어야 할텐데.
06-24 23:00 슬로바키아 : 이탈리아 아주리 군단의 참혹한 패배. 슬로바키아 극적인 승리.
이탈리아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경기 끝에 짐싸고 집에 감. 특색도 없고, 강점도 안 보인 저질 경기력.
06-25 23:00 북한 : 코트디 북한의 한계. 경험 부족, 정신력 강조. 코트디의 드롭바의 환상적인 개인기와 침착성이 돋보인 경기.  
06-26 23:00 우루과이 : 대한민국 우루과이가 잘 했다. 페이스 조절해가면서 한 게임. 박주영 프리킥이 아쉽고, 이동국은 기회를 살렸어야. 
06-27 23:00 독일 : 잉글랜드 독일의 화려함과 잉글랜드의 무기력함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 경기. 영국이 한골 도둑 맞아서 일까? 심판의 오심은 한계가 없다. 이전경기에서 영국이 늦게 발동이 걸렸다고 봤으나, 거기까지 였고, 루니는 왜 일선에서만 있는지. 지난 월드컵에서 오웬에 의지하는 잉글랜드가 불쌍했는데, 이제 루니에게만 의지. 클럽 리그가 빡빡해서 그렇다는 주장은 다른 나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일텐데, 변명이 궁색. 일류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동기 부족, 월드컵이 귀찮다는 느낌.
06-29 03:30 브라질 : 칠레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고의 경기. 브라질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우연히 경기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결국 끝까지 다 봤다. 브라질하면 개인기만 떠올랐는데, 속도, 중원 장악, 체력, 수비, 조절, 팀워크, 결정력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다. 칠레의 무대포 공격은 날카로웠으나, 공격에서 마무리와 결정력 부족. 90분을 무대뽀로 뛸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으나, 그게 흠이 되지 않았나. 요주의팀 등록.
06-29 23:00 파라과이 : 일본 두 팀다 16강에 어떻게 올라왔는지 의심스러운 경기. 일본이 조별 예선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강점은 숨기고, 수비위주의 단조로움. 공 잡고 당황하는 패스의 연속. 짜증 잔뜩. 너무 긴장했을까?
07-02 23:00 네덜란드 : 브라질 첫 골을 넣을 때 까지 브라질은 강팀이었다. 왜 수비로 전환했을까? 우연의 연속. 자책골, 퇴장. 브라질이 너무 못해서 진 경기다. 브라질 우승에 걸었는데. 쩝. 어처구니 없는 경기
07-03 23:00 아르헨티나 : 독일 첫 골에 승부가 났다. 3분만에 프리킥을 헤딩으로. 아르헨티나는 선빵 맞고 헤메는 경기. 독일은 강력하다. 외인부대이던지 말던지, 빠르고 힘있고, 압박도 잘 하고 결정력도 좋다. 특히 메시가 완전 차단. 메시는 정적이거나 조기축구의 혼전 축구를 못한다. 메시의 강점은 동적인 공간 돌파인데, 이를 묶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0:4. 치욕적인 경기. 2, 3,4번째 골은 독일의 자신감.

남은 경기는 03:30에 한다. 내가 볼 수 있을까?
남아공 월드컵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