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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애니팡 고득점이 어려운 까닭

애니팡을 잘하지 못하는, 고득점이 어려운 까닭에 대한 글입니다.

많이 길어요. 꼭 필요하신 분만...

믿거나 말거나.


목차

1. 애니팡 쉽게 보면 안 된다

2. 애니팡을 잘 하는 방법

3.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의 역사

4. 애니팡과 작업기억

5. 애니팡과 바뀐 게임의 룰

6. 애니팡과 쌍수호박(雙手互搏)

7. 스트루프 효과

8. 깜빡임 모드 - 위기에 대한 대비 아드레날린 분비

9. 외향성과 내향성

10. 인체의 반응속도

11. 끝내기






1. 애니팡 쉽게 보면 안 된다

애니팡을 쉽게 봐도 너무 쉽게 봤다. 이렇게 쉬운 게임을 나도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10여년 전에 했던 쥬키퍼와 비슷했다.


애니팡으로 40만점을 돌파하면 나도 애니팡을 잘 하는 방법이라는 글을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열심히 해봤지만 겨우 25만점 점수로 잘 하는 방법을 내놓는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25만점 이후로 날이 갈수록 애니팡 점수는 하락하더니 이제 10만점 넘기도 힘들다.


애니팡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알 것 같다.

잘 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하지만 이 이유를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고득점을 올리지는 못한다. 애니팡 점수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께 더해야 되는지 판단은 맡긴다.


2. 애니팡을 잘 하는 방법

지난 주에 모 은행권에 다니는 분의 "콤보를 먼저 생각합니다"는 [트레이딩부 이종길대리가 알려주는 애니팡 매뉴얼(1/3)]이 구글독스에 공개되었다. 3부작으로 연재가 하는 듯한데, 아직 2/3부는 나오지 않았거나 찾지를 못했다.

트레이딩부 이종길대리가 알려주는 애니팡 매뉴얼(1/3)


애니팡을 잘 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1. 콤보를 계속해서 유지한다.

2. 폭탄등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3. 피버 모드등에서 발생하는 화면 깜빡임에 동요되지 않는다.

이 3가지 방법을 잘 터득한다면 고득점은 누구나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 스마트폰 터치를 잘 해야한다. 평소에 카카오톡이나 다른 어플과 게임등을 통해서 화면에 정확한 터치와 방향 전환을 마우스 사용하는 수준으로 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내 경우에는 터치와 방향이 엉망이다. 5번 중에 한번 꼴로 내가 원하는 곳 또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콤보가 사라지고 만다.


3.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의 역사

먼저 애니팡 같은 3블럭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자. 3블럭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Swap Adjacent Gems to Make Sets of Three(http://www.jesperjuul.net/text/swapadjacent/) A History of Matching Tile Games에 역사와 계보등에 대해서 잘 나와 있다.


국내 언론에서도 애니팡 게임의 원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아시아 경제 신문의 "애니팡 할아버지 '샤리키'를 아십니까?"가 대표적인 기사다. 

애니팡 할아버지 '샤리키'를 아십니까? 

`애니팡` 원조 팝캡, 카톡에 먼저 출시 못해 아쉽다



4. 애니팡과 작업기억

혹성 탈출 시저혹성 탈출 시저

애니팡 같은 게임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이용해야 잘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스펀지 2.0에서 공부잘하는 학생들이 "하노이의 탑"을 잘 하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 보면 지능을 갖게 된 시저가 하노이의 탑을 순식간에 풀어내는 장면을 보여준다.


작업기억 이론에서는 사람이 순간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마법의 수가 7(5에서 9사이)로 알려져 있다. 애니팡의 판이 7*7 로 만들어진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애니팡 이전에 존재했던 비주얼드나 쥬키퍼 같은 게임은 이 작업기억만 잘 이용하면 손쉽게 고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1. 움직여야하는 블럭에 찾아낸다.

2. 이 블럭들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깰 수 있는 블록을 기억한다.

3. 움직이는 블럭 이후에 변화를 계산하여 다음 움직임을 예측한다.

이렇게 3가지를 이용하면 계속해서 콤보를 할 수 있다. 이 단순한 3가지 방법은 훈련이 가능하고, 훈련을 통해서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다.


5. 애니팡과 바뀐 게임의 룰

불행하게 애니팡은 게임의 룰을 바꿔버렸다.

애니팡은 주변 블럭이 함께 터지는 피버모드와 블럭을 깨거나 폭탄 아이템을 사용할 때 블럭이 제멋대로 바뀌는 무작위 패턴이 존재한다.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방법을 이용하면 고득점을 올릴 수가 없다.


우리가 손 쉽게 읽어내는 글들은 뇌에 부담을 많이 주는 문자를 해독하는 능력과 관계가 있다. 이 뇌의 능력은 휴리스틱을 이용해서 글자들의 모양과 배열을 통해서 의미를 추론해낸다. 다음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 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면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보시길...


이처럼 우리의 뇌는 패턴으로 반응하기를 좋아한다. 왜 그런지는 전문연구자가 아니니 넘어가고, 단순하게 이미 가지고 있는 패턴으로 반응하면 경제적이고 아주 효율적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 패턴을 이용하다보면 어쩌다가 발생하는 오류가 있지만, 의미상으로 크게 차이가 없게 보정을 하기 때문에 넘어가고, 틀렸다면 학습을 통해 새로운 패턴을 입력하면 된다.


애니팡은 우리 뇌가 가지고 있는 이런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을 항상 오류에 가깝게 바꿔버린다. 이때 중요한 점은 바뀐 패턴을 재빠르게 인식할 수 있냐는 점이다. 이 반응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서 다음 번 깨뜨려야 할 블럭을 찾는냐, 그리고 콤보를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야구 타자의 예를 들면, 투수가 던지는 공이 타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약 0.45초 정도이고, 타자의 타격속도가 0.34초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타자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약 0.1초 정도의 시간에 들어오는 공의 속도와 방향과 구질을 예측하고 스윙을 해야 한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타자들은 투수의 투구 습관, 어깨의 방향, 공을 뿌리는 방식들을 통해서 직관적으로 예측하고 타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님 말구.)


메슈 사이드가 쓴 "베스트 플레이어"에 보면 재밌는 장면이 있다. 메슈 사이드는 영국의 국가대표 탁구선수였고,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선수였다. 메슈 사이드가 나중에 프로 테니스 선수와 자선 테니스 시합을 하면서 서비스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서비스 속도는 탁구가 테니스보다 월등히 빠르지만, 자신이 가진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지고 테니스 선수의 서브를 받지 못한다. 메슈 사이드는 빠른 반응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고 상대방의 몸짓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몇 페이지더라..)


6. 애니팡과 쌍수호박(雙手互搏)

애니팡을 잘 하는 분들 중에 두 손으로 하면 된다고들 한다. 정말로 어려운 일인데, 잘 하는 분들이 있으니, 사실임에 틀림없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한 손으로 네모를 또 다른 손으로 원을 그리는 놀이를 한 적이 있으리라. 아마도 손쉽게 그려내지 못했으리라.

김용의 영웅문에 보면 도화도에서 곽정이 주백통에게서 "쌍수호박(雙手互搏)" 이라는 무공을 전수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주백통이 곽정에게 네모와 원을 그리는 연습을 시킨다. 주백통의 주장에 따르면 이 쌍수호박은 '멍청할 수록 익히기 쉽다'고 한다. 그러나 신조협려에서 소용녀도 전수받았으니, 주백통의 주장을 해석하면 "순수한 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애니팡을 두손을 자유자재로 써야 고득점을 올리는 것만은 아닌 듯 하다. 주변에 이야기로는 한 손으로도 70만점은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한 손으로 한다고 해서 포기하기는 이르다. (포기하라는 글인데... 이상하네.)


다시 애니팡으로 돌아와서 여러분이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적어도 5콤보 이전에는 아마도 손쉽게 콤보를 만들면서 블럭을 깰 수 있다. 그러나 5콤보가 되면 피버 모드가 동작하여 주변의 블럭을 무참히 같이 깨버린다. 이전에 계산하던 방법으로는 이제 콤보를 이어가기 어렵다.


7. 스트루프 효과


스트루프 효과라는 재미있는 심리학 심험이 있다.  정말 단순하다. 자세한 내용은 위키백과를 인용한다.

스트루프 효과(stroop effect)는 과제에 대한 반응 시간이 주의에 따라 달라지는 효과를 말한다. "파랑", "초록", "빨강"과 같은 글자와 이 글자가 나타내는 의미인 실제 색상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즉 "빨강"이 빨간색으로 프린트되어 있지 않고 노란색으로 프린트되어 있을 경우에 글자의 색을 말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잘못말하는 경향이 생기는 현상이다. 이 효과는 1929년 처음 독일에서 보고 되었으나, 1935년 이를 영어로 최초 보고한 John Ridley Stroop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http://ko.wikipedia.org/wiki/스트루프_효과



첨부한 그림에 있는 것처럼 색깔을 나타내는 글자와 그 글자 색깔을 보고 글자를 읽으면 된다. 글자와 글자색깔이 일치 않으면, 우리 머리는 한번 더 생각하게 되어 읽기가 더디게 된다. 우리는 글자와 색깔이 일치할 때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다르게 되면 글자가 가진 의미와 글자의 색깔이 가진 의미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이때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의 색을 말하는 게 되면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마찬가지로 애니팡의 피버모드와 무작위 배열은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 한번 더 판단을 하게 만든다. 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 두뇌는 인지과부하에 빠지게 된다. 49개 밖에 안되는 블럭이지만, 블럭을 해결할 때 마다 생기는 변화는 49개를 순식간에 훑어보고 어떤 블럭을 옮겨야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바뀐 부분만을 인지해서 재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즉 머리를 써서 애니팡을 하는 사람들은 20-30초 이내에 필연적으로 인지과부하에 빠져서 고득점을 올릴 수 없게 된다.


물론 틀린그림 찾기-매직 아이 게임의 경우 서로 다른 이미지를 손쉽게 찾아내는 방법이 존재한다. 두 그림을 겹쳐서 보는 방법을 통해 순식간에 다른 부분을 찾아낼 수 있고, 고득점자들은 그 방법을 사용하며, 훈련을 통해서 능력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8. 깜빡임 모드 - 위기에 대한 대비 아드레날린 분비

애니팡은 어느 특정 시점이 되면 화면 전체가 심하게 깜빡인다. 이 깜빡임 모드는 우리의 시각을 교란시키는 역할 뿐 아니라, 뇌에게 위기 상황 같은 느낌을 전달해준다. 내 경우에는 이 깜빡임 모드에는 봐두었던 블럭마져 잊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장애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평상적이고 순탄한 삶은 순간은 절대로 빛이 깜빡이지 않는다. 번개가 치거나 갑자기 빛의 강도가 변하는 일은 평탄하지 않은 위기의 순간이다. 갑자기 싸이렌과 경보등이 돌아가는 이치와 맞닿아 있다. 위기가 엄습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두뇌 저 깊은 곳의 시스템들이 동작한다.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고, 심장의 박동수를 올리고, 위험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신경을 집중한다.

애니팡이란 게임을 하고 있는데, 깜빡이는 것은 단지 점수가 더 올라간다는 알림일 뿐이다.

위험은 없다.

그러나 두뇌는 위험이라 인지하고 방어기제를 펼칠 뿐이다.




9. 외향성과 내향성

TED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는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는 사람들의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한 이야기와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내향성에 대한 깊은 연구와 통찰을 보여준다. 책의 중간에 보면(255쪽 하단부터)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을 통해 외향성과 내향성에 대해 실험한 내용이 있다. 조금 길어서 부분 부분 인용한다. 굵은 글씨는 저자의 강조가 아니고 글쓴이의 강조다.


... 자신이 뉴먼의 실험에 참여하기 위해 그 연구실에 초대받았다고 상상해보자. 거기서 할 일은 게임이다. 점수를 많이 딸수록 돈을 더 많이 받는다. 컴퓨터 화면에 서로 다른 열두 개의 숫자가 스치듯 지나가는데, 아무런 순서 없이 한 번에 하나씩 나타난다. 독자는 마치 게임 쇼의 참가자처럼 버튼을 받고, 숫자가 나타날 때마다 버튼을 누르거나 누르지 않는다. '좋은' 숫자에 버튼을 누르면 이기고, 반대로 '나쁜' 숫자에 버튼을 누르면 점수를 잃는다. ...

가끔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나쁜 숫자에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외향적인 사람, 특히 매우 충동적인 경우는 내향적인 사람보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기가 쉽다. 왜 그럴까? 외향적인 사람이 이런 문제에서 생각은 적게 하고 행동은 빨리 한다는 점을 보여준 심리학자 존 브레브너와 크리스 쿠퍼의 말에 따르면 이러하다. "내향적인 사람은 '조사하게 되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반응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수수께끼 같은 행동에서 더 흥미로운 면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잘못된 버튼을 누르기 '전에'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후에' 무엇을 하느냐는 점이다. 내향적인 사람은 숫자 9에 버튼을 눌러서 자기가 점수를 잃었다는 점을 알면, 잘못을 되돌아보기라도 하듯 다음 숫자로 넘어가기 전에 속도를 늦춘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속도를 늦추지도 안을 뿐더러, 반대로 '속도를 높인다.'

이상한 일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 뉴먼은 이것이 완벽하게 이치에 맞는다고 설명한다. 보상에 민감한 외향적인 사람처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면, 그것이 회의론자든, 숫자 9든 그 무엇도 자기 길을 가로막지 못하게 하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장벽을 쓰러뜨려버리려고 속도를 높인다.

하지만 이것은 결정적인 과오다. 놀랍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만났을 때 더 오래 멈추었다가 시작할수록 거기에서 교훈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반면에 내향적인 사람은 보상을 낮잡아보도록, 말하자면 열광을 식히도록, 그리고 문제를 탐색하도록 기질적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다.

... 내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정보를 자신의 기대치와 비교해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렇게 자문한다. "이게 내가 예상한 상황인가? 꼭 이렇게 됐어야 할까?" 그리고 상황이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의 순간(점수를 잃는 것)과 그 실망의 순간에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숫자 9에 버튼을 눌렀다는 것)를 연관 짓는다. 이런 작업으로 이들은 앞으로 경고 신호가 울릴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하게 한다.


애니팡과 다른 게임이지만, 연관관계가 있다.

책에 소개된 뉴먼의 실험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정확하게 예측가능한 게임인 반면, 애니팡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다음에 펼쳐지는 동물의 배열을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다. 애니팡 게임에서는 외향적인 사람은 그냥 반응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계속 이전 상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예측을 시도하고 이전의 잘못된 것에 분석을 시도하면 시간을 보낸다.

애니팡은 전형적인 자극에 대한 패턴화된 반응을 보는 게임인데,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려고 하면 높을 점수를 얻을 수 없다.


10. 인체의 반응속도

우리 몸에 움직임을 제어하는 클럭 주파수가 약 8-12Hz로 알려져 있다.(출처는 나중에) 1초에 12Hz 주파수에 따라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로 박수를 1초에 얼마나 많이 칠 수 있을까? 최대 한계는 12번이다. 애니팡은 얼마나 빨리 동물을 움직여 블럭을 없앴을 수 있을까? 애니팡에 게임 동작을 분석해보면 인지-대상이동-대상선택-이동 의 4단계로 분해된다. 사람에 따라서 3단계로 할 수 있겠지만, 1초에 움직임이 가능한 횟수가 3-4회라는 점이다. 여기에 지연과 인지과정에서 생각이 많아지면 2-3회가 최대이다.

애니팡 게임은 중반부로 넘어가면 약 0.3초 정도 이내에 다음 동물을 움직여 블럭을 깨야 콤보가 된다. 그런데 인지과정-판단 과정이 0.2초 이상이 되면 콤보가 깨진다. 인체의 반응속도를 한계로 놓고 보면 애니팡은 생각하는 게임이 아니라 반응을 얼마나 잘하는가를 놓고 겨루는 게임이다.

앞에서 길게 인용한 콰이어트를 빌려 생각하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전 동작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 분석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반응이 아닌 분석과 더 좋은 수를 찾으면 애니팡에서 콤보가 깨지고 고득점은 불가능하다.


11. 끝내기

길게도 쓴 글이다.

핵심은 하나다.

가볍게 30만점 넘지 않는다면 애니팡을 끊길 권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애니팡은 학습과 훈련, 노력을 통해서 잘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타고난 패턴 인지와 반응속도로 승부가 나는 게임이다.

이 정도면 애니팡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끊을 수 있을까?

그러길 바랄 뿐이다.


아님말고


- 자료를 찾는라고 질질 끌었다.

- 나중에 자료를 더 보강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 패턴인지, 중년의 뇌, 통찰, 보상 메카니즘, 중독 메카니즘 등등

- 2012년 10월 15일 부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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