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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커피 한잔과 한 잔의 커피

http://www.fanpop.com/clubs/coffee/images/13874368/title/coffee-wallpaper


커피 한 잔

한 잔의 커피


이 두 말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한쪽은 우리말에는 없는 표현이다.


눈치를 챘는지 모르지만, 한 잔의 커피는 a cup of coffee를 직역한 문장이다.

왜 이 문장을 한 잔의 커피로 번역했을까?

커피 한 잔으로 번역하면 안되었을까?


우리 말에 없는 coffee 같은 단어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녹차처럼 이미 차 한 잔, 두 잔이라는 표현이 있으면

이미 있는 표현을 가져다 써야 한다.


어느새 "한 잔의 커피"처럼 우리 말과 표현은 영어로 물들어가고 있고,

그 의미의 모호함을 즐기고 있다.


"스타일-style"이 대표적이다.

이 말을 단호하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누가 더 전문가적인 안목과 식견이 있는가를 갸늠하는 기준으로 

업계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를 영어-원어를 더 잘 사용하는가로 되어버렸다.

우리말로 잘 옮기면 아무 보잘 것 없는 뜻인데도,

단지 원어-영어를 사용한다고 엄청난 것으로 바뀌어 버리는 세상인 것이다.


소울감이 충만한 뮤지션.

나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소울이라는 장르를 잘 소화하는 가수라는 것인지,

노래로 관객의 영혼까지 울리게 하는 음악가라는 것인지.

우리 말로 표현할 것이라면 우리 말로 표현하고,

영어로 표현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영어로 말해야 한다고 본다.

어줍지 않게 섞어서 현학적으로 표현하면 더 복잡해진다.


이런 현학적이고 말을 뒤섞어서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 분야의 제일 앞에 한류를 이끈다는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가 있다.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우리말인지, 영어인지 도통 구분이 안된다.

한류를 하겠다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말 표현을 사용하면 된다.

이선희의 여우비나 인연처럼 아름답고 가슴을 적시는 멋진 가사를 만들수 있다.

아이유의 노래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서정성과 성장통도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2013년도 국민은행의 광고처럼 아주 단순하고 뜻이 분명한 문구들도 우리말로 만들 수 있다.


반대로 팝송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가사를 만들어 부르던지 해야 한다.

수준 낮은 기본 단어로 이상한 후렴구들만 영어로 가져다 넣어 부르는 것은,

가사의 전개를 전체적으로 꿰지 못하는 급조한 느낌을 준다.

노래에 어떤 느낌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애매함을 그냥 벗어나기 위해 아무도 시비 걸지 않을 추임새를 넣는 느낌이다.


한류의 세계화, 하려 거든 어떤 명확한 기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슬랭에 가까운 영어 표현의 반복을 리듬에 맞춰 따라하는 것은 세계화가 아니다.

감성과 정서를 표현하거나, 말을 운율과 압축미를 전달하거나,

뭐 이딴 것들이 있어야 한다.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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