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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제목 :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부제 : 마흔 이후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6가지 원칙
원제
: The Third Age
지은이 : 윌리엄 새들러 
옮긴이 : 김경숙
펴낸곳 : 사이
ISBN : 9788995671320 
펴낸날 : 2006년 03월 07일
구입일 : 2010년 10월 08일 
읽은 날짜 : 2010년 11월 16일

이렇게 좋은 책을 50%에 사다니, 정말 행운이다. 반값 할인이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한달에 20만원 이상 들어가는 책값에 짓눌리고 있어, 50% 구매는 생존이다. 아내도 카드 대금이 이상하다 싶으면 물어보는데,  책 지르기때문이다. 새롭게 마련한 전략은 좀 싸게 좋은 책을 사기인데 어쩔때는 좋은 책을 구하지만,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서드 에이지"의 문제 의식은 매우 단순하다. 늘어난 기대 수명에 따라 제 3시기가 중요한데, 그 시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12년 동안 연구한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준다. 서양의 책들이 다 그러하듯이 6가지 원칙으로 정리했다. 21쇄까지 인쇄한 것으로 봐서,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것이다. 1쇄당 2000부를 찍는다고 약 4-5만부가 팔린 것인데, 이제서야 내눈에 들어오다니, 아마도 내가 마흔 즈음에 접어들기는 하나 보다.

2000년 이후 한국 책들 중에는 유별나게 20대와 30대를 겨냥한 책들이 많았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거나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도 있었다. 대부분 이런 책들은 재투자와 자기계발을 다루는 책들이다. 어떻게 하면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비법서들이다. 이에 반해서 "서드 에이지"는 정말 삶에 대해서 돌아보며 반추하고,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찾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전체적인 책에 대한 설명은 책 앞에 있는 함인희 교수님의 추천의 글이 좋다. 추천의 글은 온라인 서점에서 미리보기가 지원되니 읽어보시면 된다. 내 경우에는 추천의 글, 머리말, 서평등은 책을 다 보기 전에 절대 읽지 않는다. 백지 상태로 책을 다 본 뒤에 읽어본다. 어쨌든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면 "추천의 글"을 권한다. 탁월한 추천과 요약정리이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늘어난 기대 수명으로 새롭게 부각되는 제3 연령기에 관한 것이다. 책 22페이지에 잘 나와있는데, 잠시 인용.

유럽에서는 최근(2000년 즈음이라 추정) 우리 생애를 네 단계로 나누는 것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다음에 나오는 그림에서 겹쳐지는 네 개의 S자형 곡선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옴에 있어 겪게 되는 네 단계의 연령기와 그 시기에 표출되는 가능성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제1연령기 배움을 위한 단계 10대에서 20대 초반
제2연령기 일과 가정을 위한 단계 2,30대
제3연령기 생활을 위한 단계 40대에서 70대 중후반
제4연령기 노화의 단계


마흔 이후,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6가지 원칙을 내세운다.
중년의 정체성 확립하기
일과 여가 활동의 조화
자신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배려의 조화
용감한 현실주의 와 낙관주의 주화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실행의 조화
개인의 자유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의 조화

우리는 흔히 중년의 위기라는 말을 쓰는데, 글쓴이는 명쾌하게 "중년의 위기"가 잘못되었나는 것을 지적한다.
대중매체는 중년의 해방을 중년의 위기와 혼동해서 유포해 버렸다. 위기는 중년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갖가지 이유로 올 수 있는 데도 말이다. -255

자유에 대해서는 에릭 프롬에 머물러 있던 내게 새로운 제 3의 자유 개념은 정말 좋다. 좀 길지만 인용해본다.
켄의 자유의 추구는 자기 자신의 성장과 함께 보다 책임 있는 사회적 활동, 그리고 더 깊은 차원에서 나눔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그를 이끌었다. 자유란 결과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더 큰 자유에 대한 켄의 추구는 그를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자유에 대한 그의 시각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그는 의미 있는 삶이란 가족들, 친구들, 지역 공동체, 그리고 자연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아우르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그가 걸어온 개인적 해방의 노정을 따라가면서 더 큰 자유가 더 강한 유대감에 이르게 되는 이 역설을 더욱 명확히 보았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무엇을 할 자유함께하는 자유라는 더 높은 단계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 268 ~ 269

"함께하는 자유". 너무 의미심장한 개념이다. 자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인생의 네 가지 꼭짓점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꽤 괜찮다.
자기 자신, 가족, 직업, 그리고 공동체. 
이젠 꼭짓점이 네 개인 인생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 295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이라 생각되는 것을 인용.
당신의 다음 목적지는 당신의 여정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 314

목표란 상황과 역할의 한계를 정하기에 적절한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새로운 방향으로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입증된 방법이긴 하지만, 오로지 목표만을 바라보고 거기에 집착하면 또 하나의 목표인 과정을 놓쳐버릴 수 있다. 자유의 시잔은 때로 목표를 놓아버릴 것을 요구한다. 살아있는 모자이크를 만들어 갈 때 그것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 발전이 될지 우리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우리는 그저 놀라운 발견에 마음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제3의 연령기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들을 알아보기 위한 또 다른 워크숍에서 한 참가자가 이런 말을 했다.
"이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누구의 발자국도 닿은 적이 없는 길이죠." -315

예로부터 40을 넘으면 불혹(不惑)이라고 하였다. 40이 되면 모든 것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데, 서드 에이지와 통하는 면이 있는 것일까?

남자의 자격이라는 방송을 보면 얼추 나이 40을 넘어선 중년 남자들의 새로운 시도들이 보인다. 그래서일까,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고 공감하게 된다. 

내가 나이 30에 접어들 때, 30에 접어드는 나이인 사람들이 모두 다 그러했듯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좋아했었다. 그런데 왜 마흔 즈음에라는 노래는 없을까? 오늘은 서른 즈음에를 들어봐야겠다.

40에 접어들어거나 넘어선 중년이라면 완전 강추,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