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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지역주의자로 몰린 갱갱이의 반론

지역주의자로 몰린 갱갱이의 반론

난 전라도 갱갱이다. 그래서 좋은 것도 나쁠 것도 없다. 그저 좋은 것이라면 무등산의 넉넉함을 보고 자랐다는 것과 어린 시절에 총소리와 헬기들, 탱크, 군인 이런 것을 직접 도시의 한가운데서 목격하고 자랐다는 것이 인생의 방향을 틀었던 것 말고는 특별한 것도 없다. 

요즘 전라도 내지는 호남이 이상하게 지역주의자로 몰리고 있다. 그 근거로는 투표에서 특정 정당 내지는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기 때문에 나 또는 부모 형제들이 지역주의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나 가끔씩 고향에 내려가서 들을 때마다 딱지들은 절대로 안찍을 것 같이 말하지만, 결과는 몰표인데. 딱지 붙은 사람들은 더욱 잘 안다. 그들이 투표하는 정당 내지는 후보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딱지를 붙여주는 사람들은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단지 결과론적으로 몰표에만 관심을 둔다. 

나를 지역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호남지역에 차별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무시하려고 한다. 국가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면 문제 자체가 없다. 국가가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국토를 균형되게 합리적으로 개발하겠다는데 덜떨어지게 이게 차별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국가 권력이 조세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해서, 그 적합성 합리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 안되는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국가 권력의 사용과 행위에 대해서 딴지를 걸지마라. 어떤 문제에 대해서 두개의 원칙을 가지는 더러운 원칙을 사용하지 말라. 

그들은 또한 사기업, 공기업, 관계에서 호남 지역 인사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만약 그것이 그들 조직의 나름대로의 인사 정책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그들은 그들에 대해 쓴소리 하고 항의하는 짓을 그만두기 바란다. 문제는 왜 그들이, 특히 사기업들에서 스스로 호남 인맥을 도퇴시키는지에 대해서 한번만 고민해보면 된다. 조또 부장 내지는 본부장, 이사급으로 승진하려고 하는데, 다른 상대 기업이나 정부 고위직에 인맥이 없다고 생각해봐라. 당신 같으면 그런 사람을 승진시키겠는가? 당장 실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대외관계로 드러날 것인데. 그런데 이것이 차별이 아니라고 한다면 조같은 소리지만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냐?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서 갱갱이들의 선거에 대한 선택권을 그들은 박탈하고 있다. 몰표로 드러나는 지역감정의 앞잡이라는 딱지를 떼려면 특정당을 찍지 말고 다른 특정당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놈들이 제정신인가? 다른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난 투표를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투표를 하라 말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번호를 찍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짐을 받거나 확인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추천한 번호를 찍지 않아서 분노하지 않는다. 왜냐면 아무리 덜떨어지고 지식이 모자라고, 그들 이야기대로 의식이 덜깬 사람이라도 단지 돈 몇푼에, 단 몇초만에 자신이 찍을 번호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은 그들의 고민이나 선택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단지 혐오의 대상일 뿐이다. 

문제는 그들이 거부해야 할 대상을 인정하더라도 갱갱이들은 그들이 추천한 정당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 아무리 옳고 외친다고 해도 하나의 정치적인 세력으로서 인정조차 안하고 있는데, 그들의 말대로 하자니 이제 투표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요상한 형상이 되는 것이다. 갱갱이들이 오월을 겪어다고 해서 그들의 주장처럼 혁명의 성지를 지키는 파수꾼은 아니다. 다들 빚에 쪼들리고, 삶에 치이며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통해서 제한된 틀내에서 돌파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고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덜떨어졌다고 욕이나 했대니. 

몰표로 표시되는 지역주의의 망령은 찍을 만한 정치적인 세력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물론 오늘이라도 갱갱이들과 이야기해보면 정치일반 세력에 대한 불신과 그들이 선택한 인물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것은 상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투표에서는 또다시 몰표가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치란 바로 이런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분위기에 쓸리기도 하고 혈연, 인맥, 지역등이 최우선시 되는 것이다. 딱지 붙이는 사람들이 돌파해야 되는 것은 이런 정치적인 환경이지, 결코 갱갱이가 아니다. 그들이 갱갱이와 대립의 각을 세우거나 갱갱이를 가르치려 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진정으로 호남에서 표를 얻고 싶다면 그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면 된다. 말뿐인 구호가 아니라 실제적인 실천으로 말이다. 

끝으로 그들이 쓰는 글들이 다행히도 호남의 중년 이상세대들에게 읽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그 글들을 보면 다시금 생각을 돌릴 것이다. 왜냐면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그마한 충격에는 원래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멀쩡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나쁘다고만 하지말고 본인들이나 잘 하면 된다. 본인들이 잘 하고 특정 당들보다 열심히 한다면 그에 대한 좋은 결과가 돌아올 것이다.

아님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