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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직접/간접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하여

직접/간접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하여

몇몇 정치사이트에서 글들을 읽다 보면 직접/간접 민주주의에 대해서 필요에 따라 각자의 논리로 사용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과연 어떤 민주주의가 좋은가? 불온의 수군작, 아나키의 말처럼 직접 민주주의 만이 절대 선인가? 그런데 왜 직접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불온은 가라앉는가?

민주주의에 대한 여러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또한 각자 모두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상이 다들 다를 것이다. 뭐 민주주의가 이런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수용하는데서 출발한다고 하면 좋겠지만, 다들 필요에 따라서 와따리 가따리 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나도 우리인가- 혼란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직접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상부 정치인들에게 전달하고 관철시키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이 존재한다 치더라도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10명이 모이면 10명의 의견이 있을 것인데, 그 위의 한 사람에게 단 하나의 의견만을 낸다고 한다면 그게 가능할 것인가? 나 같은 똘아이가 있어서 결사반대하고 내 의견만을 고집한다면, 다수결의 원칙이나 소수 의견 존중을 내세우면서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말은 짧은 호흡속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 말들에 대한 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의견을 합의를 통해서 하나의 말로 간다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몇천만이 사는 사회에서 직접민주주의를 하게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무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계급/계층간의 의견 충돌은 직접적인 물리적인 힘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설령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면, 뭐 사사건건 매일 같이 2-3개씩 투표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직접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타협적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을 도출하게 된다. 난 투표를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 시간에 자기 위해서. 투표를 하게 되면 나의 '아'라는 풍부한 이야기는 단지 1번으로 집약되고, 그 1번을 찍은 수백만중의 익명의 한명이 되고 만다. 난 그런 것이 싫다. 개인적인 것이니 싫음 말구다.

그런데 직접민주주의를 한다고 하면서 돈을 내고 당권을 행사하면 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몇몇 사람들은 다음 총선때 내지는 대선때 자신들을 위해서 투표하라고 한다. 허거덩. 당의 운영은 직접민주주의로 하는데, 그들이 권력을 쥐거나 국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직접민주주의를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쓰발. 이건 당신이 돈을 내고 당원이 되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정치적인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그 출마자를 선정하는데 결정적으로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뭐 지난번에 보니 그냥 선출도 안하고 뭐 이러더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당신이 날고 기어봤자  정치적인 입장을 이야기하거나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생업을 때려치우고 그 체계속으로 들어가 험란하고 아슬아슬한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지만이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겠지.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데..

한 가지 더 문제를 지적하자면, 항상 그들은 오류없는 절대선을 이야기 하듯이 누가 더 붉은가에 대한 경쟁을 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그들의 직접 민주주의일 수도 있다. 덜떨어진 의견을 내는 놈은 통박을 당하고, 찌그러져야 하고, 엄마 젖 더 먹고 오던지 해야 하는 것이고, 그런 말을 하는 놈만이 정치적인 입장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재밌지 않은가? 당이 아닌 인터넷에서도 이러할 진데, 당신이 직접민주주의를 하겠다고 나서면, 당신의 주위를 둘러보면 졸라 황당한 환경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 체념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투표를 이야기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의 정치적인 권리를 한동안 선출될 누군가에게 위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나처럼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방관하게 되는 것이고. 뭐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 앉아서 날게 될 것이니.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정치적인 권리를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에게 투표로써 위임하고 있는데, 그것을 특정당이 된다고 해서 직접민주주의를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없다는 점이 가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계 안에서는 직접민주주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유일한 방법은 간접/의회민주주의라는 투표만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점이다. 즉 당신이 피선출자라서 권력에 대한 욕망을 나타내지 않는한 우리는 그냥 선출자로써의 권리만이 남는다. 

여기서 문제를 바꿔서 국회의원이라는 하나의 자리가 어떤 위상을 갖는지, 그 수십만의 사람들이 위임을 해서 뭉쳐진 권력이 어떤 자리를 갖는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정 당에 대한 시각을 의회를 통합 합법적인 개량/개혁을 위한 의회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용인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그들이 정말로 그렇지 않다면, 굳이 힘들여 돈들여 가면서 선거마다 나가는 일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바쁜 세상일텐데..
일단 되고 나면 달라지겠지만, 그들이 누구처럼 변절한다고 해서,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선명해야 한다는 것은 자신감이 없을 때 나오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세상에 그 누구도 절대 선을 잴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행동하고 실천하는 놈이 장땡아닌가? 아님 말구.. 흐.. 나 38따라지여. 허거덩 38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