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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감수성과 거짓말없는 세상


눈에 확 들어오는 재미있고, 서로 대조적인 프로 2개를 발견했다. 롤로코스터의 "거짓말 없는 세상"과 개그콘서트의 "감수성"이다. 두 프로는 서로 반대의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재치있는 웃음을 준다. 
이 두개의 프로는 인간의 감성-이성, 감정, 합리성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 해준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기에 앞서 감성, 감정적인 존재이며, 이 감성과 감정이 없는 합리적인 존재는 이상할 뿐이다.

만약에 극장의 "거짓말 없는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사실 또는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이상한 세상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만 하고 산다는 것에 대한 역설이다.  사실과 진실만이 있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건조하고 딱딱한가를 보여준다. 사실과 진실은 어떻게 다를까?

사실 : 질문에 필요한 것만 이야기
진실 :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전후관계까지 이야기


어릴때부터 우리는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배우고, 맞으면서 거짓말하면 안 되는구나하고 살아왔다. 거짓말은 인간 존재의 본능이며, 필수적인 요소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말은 말 자체로 거짓말이다. 그리스인들의 역설도 여기서 나왔다.
거짓말은 타인의 감정, 감성을 느끼고 나의 행동에 따른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예측에서 출발한다. 이 능력은 뇌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4-5세 이후에 발달한다. 어린이들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축복할만한 일이다. 어떤 기준에서 "선악"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계획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표시이다.

뇌의 앞부분에 자리한 전두엽과 전전두엽이 제대로 기능하고 발달하고 있다면, 누구나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뇌부분에 장애가 생기면 집중력 장애(ADHD)나 싸이코 패스(Psychopathy)가 될 가능성이 높다. 거짓말을 하는 어린이들을 혼낼게 아니라, 왜 거짓말을 하는지 찾아보고, 발생하는 환경의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반대로 감성에만 이끌리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감수성"은 제목 자체가 이중적이다. 지켜야하는 성과 예민하다는 감수성. 참 탁월한 이름짓기다. 모든 생명체는 주변의 환경에 대해서 반응하고, 예측하고, 행동하는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로돌포 R. 이나스"나 "박문호" 박사님의 말처럼 "의식이란 운동의 내재화된 형태"일뿐이며, 그 고도화와 추상화의 수준에서 차이가 있을뿐, 원리와 발생, 목적은 동일하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이성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해왔다. 이 존재불명과 증명불가능의 "이성"에 대해서 오랜세월동안 많은 연구와 추적과 상상을 해왔지만, 사실 이성은 따로 없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모두다 "감성"에서 출발한다. 어린이들이 많은 "감성"적인 행동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가사리한 "이성"과 "합리성"만을 강요한다.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에서 이성과 합리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가지 행동들에 대해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행동심리학, 진화심리학 등 새로운 영역의 학문들의 성과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운 답을 내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통해 감성을 풍요롭게 해주는 세상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