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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판검사 전관예우와 금감원 부실 감사와 비리 의혹

하루 먹고 살기 힘든 나날들, 머리를 때리고 가는 2가지 사건들의 뿌리가 같다는 생각을 한다. 판검사 전관예우와 금감원 부실 감사와 비리 의혹이다. 언뜻 보면 이 두 개의 사건이 다른 문제 같지만, 본질은 같다. 

먼저 판검사 전관예우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어서 통과시켰다고 하는데, 무슨 짓들을 하는 것인지, 애들 장난이다. 문제는 현직의 판검사들이 미래의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서 전관으로 오는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사건들을 잘 처리하는데 있지, 현직의 변호사들이 영업 활동을 하는데 있지 않다. 전관예우를 없애고 싶으면, 사건을 사실 그대로 공평하고 정의롭게 처리하지 않고 봐주기를 하는 판검사들을 파면과 함께 변호사 자격을 획득할 수 없게끔 하면 간단하게 끝난다. 새로 만든 법은 그 실행과 판단 또한 미래의 전관예우를 받게 될 판검사들이 한다는 역설에 다시 빠진다. 한마디로 쓸모 없는 법이다.

전관예우의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법의 잣대로 판단한다는 사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줬다. 삼성과 대형 로펌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전관들을 자꾸 영입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정의를 위해서 정의롭지 않은 법을 만들어 가짜 방울을 단 고양이가 되겠다고 나서는 짓은 가소롭기까지 하다.

부산저축은행 사고로 빛나고 있는 금감원 또한 문제다. 그들이 무슨 재주가 있겠는가? 자리 지키기만 하고, 위선의 이야기대로 눈 감고, 받을 거 챙겨가며 세월을 보내다가 관련 은행에 감사로 취임하는 전관예우. 전관예우가 통하는 것은 금감원이 하는 일 없다는 소리다. 제대로 감독했다면 스스로 은행에 감사로 취임하는 불합리한 관행부터 집어냈을 것이다. 권력을 쥐고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더 큰 권력에 엎드려 콩고물을 받아 먹는 사람들이 어찌 그런 자리에 있단 말인가?

이 두 가지 문제는 "왜 우리 사회가 줄세우기를 계속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권력과 밀착해서 영전을 하면 단박에 큰 돈을 땡기는 욕심. 줄세우기와 욕심이 사회의 합의와 정의보다 앞서는 한 이 문제는 계속된다. 그리고 삼성과 대형로펌들은 그들의 닫힌 인맥을 통해서 우리를 짓밟으며 점점 더 거대해지고, 부를 쌓아 갈 것이다.

해법은? 내 생각에 없다. 미래의 자신들의 부를 위해서 오늘의 잠깐 눈깜박임을 죄이자 범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제도를 만들어낸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고양이가 생선을 맡아서 돌보고 있는데, 남아날 생선이 있겠는가? 고양이를 잡아 묶어두지 않으면 악순환은 계속된다. 고양이를 잡아둘 힘도, 밧줄도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