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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자가면역질환과 위생 가설, 기생충

인터류킨은 면역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데, 면역반응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한다. 대형 기생충에 감염되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인터류킨이 생성된다. 면역계가 과민 반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역으로 숙주의 면역계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싶은 기생충도 이런 종류의 인터류킨 생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염증 반응이 어느 정도 억제되어 있다. 기생충의 면역 조절 기능이 밝혀지면서 중요한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감틍 자가면역질환들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주변의 무해한 물질에도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염증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이런 질병들이, 장내기생충을 찾아보기 힘든 선진국이나 도심지에서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생각했다. 자가면역질환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장내기생충 박멸이 완료된 시점과 겹친다. 장내기생충은 염증 반응과 관련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기생충과 알레르기 사이의 관계는 우연일 뿐일까, 아니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렇게 탄생한 이론이 바로 위생 가설이다. 인간이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에 살게 되면서 면역계를 조절해 주던 장내기생충을 잃어러비고,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노출되어야 하는 기생충과 미생물들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가 모든 것에 과민 반응을 한다는 내용이다. 위생 가설에 기초한 다양한 시도들은 지금까지 불치, 혹은 나치성으로 분류되던 자가면역질환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Elliott 2007).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정준호, 후마니타스, 24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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