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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원인과 결과의 혼동

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나왔다.

"창업 실패 확률 최소화… 3가지를 기억하라"라는 기사인데, 세번째로  ③전세로 가게 얻고 인건비 최소화… 고정비용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인포그래픽스를 보다 보니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먼저 그림을 보도록 하자.



아래쪽에 보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영업기간에 따른 사업장 보유 형태"가 있는데, 이를 근거로 "전세로 가게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그래프가 말해주는 것은 전세로 가게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는 거의 없다.

1.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창업하는 시점에서 적은 자본금 때문에 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4배 이상된다.

2.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유와 전세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안정된 수익구조를 만든 가게들이 소유나 전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 5년 이상 넘게 가게를 유지한다는 것은 안정된 사업기반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게 문을 닫는 사람들에 대해서 반영했어야 한다.

4. 영업기간에 따른 현재 시점의 단면을 비율로 비교했는데, 절대량에 대한 비교가 없다.


이 기사와 그래프를 보면 "전세"가 성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게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전세"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본금의 부족과 월세를 원하는 건물주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지, 성공하지 못할 "배경"을 선택할 만큼 우둔해서는 아니다.


이 기사와 그래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접하는 "성공학"은 어떤 분야에 대한 통계와 조사를 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과거를 이야기해주면서 성공의 원칙을 이야기해준다. 성공의 원칙이 아마도 과거의 이야기이고, 성공의 결과로 나타나는 어떤 현상들을 원인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 행복한 가족들은 모두 서로 비슷하게 닮아 있다.  그러나 불행한 가족들은 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가 쓴 톨스토이의 말이 떠오른다. (많이 들어보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았다. 언제가 꼭 읽고 말리라. 안나 카레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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