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나

왜 어떤 학생들은 너무 많이 공부하는가?

이와 같은 상황의 공통점은 성공이 '절대적인' 성취가 아니라 '상대적인' 성취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참가자가 자신의 순위를 개선하면,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의 순위는 떨어진다. 그러나 한 사람의 승리가 다른 사람의 패배를 요구한다는 사실만으로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로섬 게임에서는 모든 사람이 더 만족하도록 할 수 없지만, 여기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모든 참가자의 이득은 바로 '투입량의 감소'에서 나온다. 물론 승자와 패자의 숫자는 항상 동일할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비용을 덜 들이고도 게임을 할 수 있다. '왜 어떤 학생들은 너무 많이 공부하는가?' 하는 문제는 이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거나 보상을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각 학생의 공부는 공장이 공해를 배출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른 모든 학생들이 숨쉬기 힘들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공부할 시간을 사고파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한 '과다경쟁(rat race)'이 생겨난다. 각각의 참가자는 죽어라 열심히 노력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노력이 이룬 성취를 보여줄 것이 거의 없다. 이것을 피하려면 각각의 노력을 감소시켜야 하는데, 어떤 팀이나 학생도 혼자만 나서거나 주도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2인 이상이 관여돼 있는 '죄수들의 딜레마'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런 딜레마에서 각자가 소극적인 태도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강제할 수 있는 '집단의 협약'이 필요하다.

전략의 탄생 406-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