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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이사 후 짐정리, 책장

5월 중순에 이사를 했다. 갑자기 살던 집을 비워달라는 주인의 요청에 그날 마침 나온 집이 있어 겨우 계약을 해서 이사했다. 당연히 전세값은 많이 올랐다.

전에 살던 집보다 더 좋다.
집이 전체적으로 밝다. 맘에 든다.

지금 집은 케이블이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이사하던 날 밤,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약간의 공황상태에 빠졌다. 당연히 나와야 할 TV가 나오지 않고, 채널이 겨우 4개만 나오니, 볼 것도 없지만, 볼 게 없는 상황에다가, 리모콘으로 저글링도 못하는 막막함.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답했다. 하루가 지나자 적응이 된다. 할 게 없으니 책을 집어 들고 그냥 본다. 이 분위기라면 꽤 많은 책을 볼 것 같다. 유선방선을 설치하려고 알아봤더니, 월 12,000원이 기본형이다. 집 사람의 요청을 물리치고, 가능하면 TV를 버리자 했는데, 드라마는 꼬옥 보셔야겠다고 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10년도 더 된 TV가 고장나면 버리고 사지는 않을 것 같다.




집사람이 큰 방을 아들에게 할당했다. 요즘 대세란다. 덧붙여 내 책장도 양보해야 했다. 책장을 잃어버린 내 책들을 방에 쌓아 두었다. 꽤 많다. 새 책장을 사주겠다고 해서 알아보았는데, 예상을 넘는다. 내 책을 방치할 수 없어, 사기로 했다. 책을 다시 정리하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큰 방에는 아들 책장, 거실에는 TV 대신 내 책장을 두었다. 

덕분에 집 분위기가 바뀌었다. 가족들이 거실에 모이는 시간도 많아지고, 같이 책 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아직 책장에 100 여권 정도는 더 꽂을 수 있어, 2년 가까이 못 지른 책지름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