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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야구 글러브 사는 법


최강입시전설 꼴찌, 동경대 가다 7편 99쪽부터 야구 글러브 사는 이야기가 나온다.

변호사 : 야지마, 네가 부모가 돼서, 아이에게 글러브를 사 준다고 하자.
야지마 : 내가 부모? 그리고 ... ?
변호사 : 가게에는 글러브가 세 종류 있어. 3천 엔, 6천 엔, 만 엔짜리. 아이는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하려 하지. 넌 어떤 걸 사 주겠냐?
야지마 : 이제 막 시작이라.. 그럼 3천 엔 짜리면 충분하겠네.
변호사 : 그래선 아이는 야구를 잘 하지 못할 거다.
야지마 : 에... 왜?
변호사 : 네가 글러브를 고른 방식은, 현재의 상황에 맞춰 지금의 행동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선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어. 목표가 이미 실현돼 있는 것 처럼 행동해야, 진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야지마 : 목표가 이미 실현돼 있는 것처럼...? 그럼 예를 들면 얘가 갑자원 같은데서 플레이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고...
변호사 : 그렇지. 아이가 야구를 잘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부모도 그걸 응원해 준다면, 서로 목표가 실현돼 있는 걸 전제로 행동해야 해.
야구장 같은 곳에서 실제 일류의 플레이를 보여 주는 것도 좋지. 야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야구를 잘 하게 된 상황을 아이가 상상하도록 하는 거야. 처음부터 좋은 걸 사주며 아이도 목표를 높게 가질 수 있어. 시선은 항상 높아야 해! 좋은 걸 받으면 아이도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마음이 생기고, 연습도 열심히 하게 될 거야. 실력이 좋아지면 보다 열심히 하게 되고, 꿈에도 보다 가까워지지.
'실력이 오른 다음부터 좋은 걸 사야지' 하는 단계를 밟아가는 방식은 언뜻 이치에 맞는 것 같지만... 시선이 낮기 때문에 도중에 한 번 주저앉아 버리면 영원히 못 일어나기 쉬워. 시선을 높게 가지고 있으면 금방 회복할 수 있지. 모의고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성적이 올라간 후에 치겠다고 해서 단계를 밟아 나가려 하면... 도중에 좌절이 있거나 해서 언제까지고 시험을 치르지 않게 될 거야.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선은 시선을 높게 잡고 의식을 높이 가지는 거지. 일찌감치 모의고사를 치는 건 1만 엔 짜리 글러브를 사는 것과 같은 거야. 의식을 높이 가지는 데 유용하지. 결과가 나빠도 신경 쓸 필요는 없어.


항상 적당히 괜찮은 것을 사려고 했었다. 만화를 보고 내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았다. 대충 쓸만한 것으로 대충 할만큼만 하고 말았다. 항상 그 자리였다. 말은 거창하게 잘 할거라고 했었지만, 이미 마음속에는 한계를 지워놓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을 때 아버지는 새 자전거를, 나는 중고 자전거를 사겠다고 했다. 그래서 대판 싸웠다. 결국 새 자건거를 샀다. 난 어린 마음에 내가 탈 자전거는 동네에서 타고 다닐 정도면 되었고, 굳이 비싸게 살 필요는 없었다. 새 자전거는 낭비라고 생각했다. 항상 그랬던 거 같다. 컴퓨터를 살 때도, 무엇인가 새로운 무엇인가를 살 때도 그랬다. 대충 쓸만큼..만 생각한다. 이제 좀 바꾸어 지름신을 불러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