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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길에서 - 주말을 보내며


금요일 낮에 정팀장을 공항에서 바래다 주고 쓸쓸히 돌아왔습니다.

이제 나 혼자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연길도 사람 사는 곳인데, 뭐 다른 것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저녁에 연길 지사 팀분들과 회식을 했습니다.
간단하게 뀀-꼬치 집에서 식사를 하고, 2차는 노래방.
와우, 연길분들 대박입니다.
부르는 노래는 다 처음 들어보는 최최신곡입니다.
딱 2곡만 아는 노래이고, 나머지는 처음 들어봅니다.
내가 너무 뒤처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마지막 30분은 댄스시간이더군요.
체력들도 좋아요. 지쳐서 구경했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주말 내내 혼자 지냅니다.
4일 연속 술을 마셨더니, 속도 안좋고 몸상태도 엉망이네요.
집사람이 챙겨준 꼬꼬면을 챙겨먹었습니다.
꼬꼬면마저 없었다면 어쨌을까 하는 생각이..

토요일 저녁에는 숙소 앞의 식당에 가서 "혼둔" 이라는 만두를 시켰습니다.
"나 한국인인데, 혼돈 파십니까?" <- 어눌한 중국어.
"저 사람 한국인이래." 하시더니, <-- 좋은 중국어
조선족 한 분이 "혼둔"이요. 하더니 차림표를 보여주시더군요.
와우 다행이다. ㅋㅋ
돼지고기는 10원, 소고기는 12원.
돼지고기 혼둔을 시켰습니다.
요리를 하시더니, 갑자기 주방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향채 어떻게 하실래요?"
"조금만 넣주세요. 없으면 심심해서요."
그런데 원했던 맛은 아니었네요. 양이 너무 많아 반만 먹고 나왔습니다.
가게에 가서 포도, 콜라, 물을 사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집안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밥을 지어 볼까 하고 이리저리 찾아봤습니다.
이상한 잡곡이 있어서 밥을 올렸는데, 그냥 타버렸습니다.
이런..~~ 화력이 너무 좋아서 까빡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 있는 소세지만 익혀먹었습니다.
밥이 있었으면..

그리고는 사과, 배, 키위, 콜라를 사와서 먹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해야겠네요.

시간이 그냥 잘 갑니다.
핸드폰을 끄고 있는데, 없어도 살만한 사람이 되어가네요.
너무 심심하고 할 일이 없으니, 여기저기 070으로 전화해보네요.
천상 애국자는 될 수 없을 거고, 그냥 사람이 그리워지는 그런 사람인가 봅니다.

귀국하면 소중한 사람들을 더 소중하게 대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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