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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문제라는 말


직업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문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하루 종일 "문제"라는 말로 시작해서 "문제"라는 말로 끝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른 좋은 표현들이 있지만, 포괄적으로 다 전달해주는 "문제"라는 단어가 쓰기 좋아서 입에 딱 달라 붙었나 보다.


단어 "문제"는 영어로 표현하면 여러가지 다른 뜻으로 사용됨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흔한 표현이 Problem 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Trouble 이 떠 오른다. Problem은 해결하면 되고, Trouble은 shooting 하면 된다.


상대와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누가 되더라도, "문제가 있다"고 표현하면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다. 상대방을 부정하고서 상대방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모순에 빠지고 만다.


세상 사람들은 대화와 몸짓을 통해서 감성을 전달하며 소통한다. 서로 적절한 수준에서 감성적인 교감을 불러일으키려면 "적절한" 단어의 선택도 중요하다. "문제 해결"에만 골몰히 집중하면, 해결은 될지모르지만, 앙금만 쌓이게 된다.


나는 오랜 기간 "문제 해결"에만 집중했다. 나의 대화는 "문제가 있나요?", "무엇이 문제인가요?", "그게 잘못되었네요." 였다. 그 결과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멀리한다. 


책은 활자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감성은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하며 말하지 않는다.


"문제"를 대신할 만한 좋은 어감과 뜻을 가진 단어를 찾고 있다. 오랫동안 써온 말이라 쉽게 다른 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진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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