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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강남역 강남대로의 가로수를 대체하는 미디어 포스트

강남역 부근에 미디어 포스트 공사를 하는 모양이다. 신기한 것은 가로수를 모두 다 싹뚝 베어내고 그 자리에 현란한 미디어 포스트를 설치한다는 점이다. 강남역에서 교보문고 방향에는 가로수가 한 그루도 남아 있지 않다. 눈을 현혹시키는 광고가 번쩍이는 미디어 포스트를 위해서 산소를 제공하고 시원한 나무 그늘을 아무 조건 없이 주던 아름드리 가로수는 사라져갔다.

어느새인가 적응이 되어서인지, 강남역 부근에 가로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황량함을 대체하는 화려함이 좋아서일까? 그 길에는 가로수가 없다. 여름의 푸르름도, 겨울의 삭막함도 느끼지 못하고 화려한 광고가 우리에게 계절의 느낌마저 뺏아가고 있지만, 첨단과 IT, 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자연과 멀어져 갈 뿐이다.

왜 가로수를 송두리째 잘라내야 했을까? 오랫동안 자란 나무들을 살려서 옮겨 심을 수 없었을까?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인가? 답답한 광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