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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소비자 물가 상승의 원인에 대한 생각


2010년 말인지 2011년 초인지 가물가물한데, 후배가 소비자물가가 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기억이 난다. 며칠 사이에 그 해답을 찾았다. 일반적이거나 보편적인 해답은 아니고, 4-5 년 사이의 소비자물가 상승 원인에 대한 적절한 답이라 생각한다.


보통 소비자 물가 상승의 원인은 통화량 증가에서 찾는다. 통화량 증가가 왜 물가를 상승시키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해하기 힘들다. 똑똑한 경제학자들과 관료들이 적당한 지식을 찾아줄 것이다.
 


4-5년 사이의 소비자 물가 상승의 근본적이고, 주요한 원인은 바로 "석유-원유" 가격의 폭등이다. 석유와 농수산물을 연결하는 생각을 못해왔는데, 이 둘을 연결하면 아주 쉽다.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가 먹는 99% 이상의 농수산물은 석유를 주원료로 하고 있다. 이명박의 이야기처럼 한국산 소도 미국산 사료를 먹고 큰다. 미국산 사료는 대부분 옥수수로 만드는데, 이 옥수수를 키우기 위해서 비료와 제초제 등을 투입한다. 미국의 대부분 옥수수 밭은 땅의 힘을 거의 상실했다. 제초제와 복합비료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없이는 옥수수 재배가 힘들다. 국산이라는 모든 소, 돼지, 닭 등은 미국산 사료를 먹고 자란다. 따라서 석유 가격이 오르면 육류 가격이 오른다.

마찬가지로 우리 농업은 완전한 자연재배가 아니라면 석유 화학에 기대고 있다. 유기농은 농약을 제외하고 화학비료를 사용한다. 관행농법은 농약과 화학비료, 복합비료, 질소, 요소 등을 잔뜩 뿌리고, 검은 비닐로 멀칭하고, 비닐하우스를 치고, 난방을 한다. 종자를 제외한 농사에 드는 모든 비용은 석유에서 발생한다. 어쩌면 종자도 수입하니 크게 보면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물론 육류에는 항생제, 채소류에는 성장촉진제, 억제제를 사용한다. 이건 제외하자.

대단위 농업 구조는 아니지만,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규모보다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유통을 하다보니, 당연히 석유자원을 이용한다.

우리 식탁위에 올라오는 거의 모든 식자재는 석유에서 출발한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당연 소비자물가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농수산물의 원가가 상승하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원유 가격과 달러 환율의 가치 연동을 방해하는 정부가 강하게 개입하는환율 관리에 문제가 있다. 달러는 같은 기간동안 가치 하락을 지속해왔는데, 원화에 대해서만 강세였다. 수출 중심 산업을 보존-보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달러가 약세이고 원유가 강세라면 원유를 사는 비용에서는 대략 그저 그러한 수준으로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 왜곡된 환율 구조에서는 달러에 대한 원화 약세로 원유 가격 상승분을 이중으로 물어야 했다.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서.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기 어렵다. 그렇다고 농수산물까지 석유 화학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GDP와 수출액이 계속증가하면서 경제 지표들이 거시적으로 좋아졌다고 해도, 미시적으로 시민들이 살기 어려운 체감경기가 나타나는 것은 우리 삶이 석유에 강하게 결합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석유에 의존하는 식탁과 삶을 바꾸면, 소비자물가가 아무리 상승했다고 호들갑을 떨어도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윤택해질 것이다.

관련자료
- 소비자물가지수, 원유가격, 환율을 월이나 분기 단위로 구하면 엑셀 자료를 만들어 봐야겠다. 같은 시계열을 가진 자료를 구하기 너무 어렵다.
 

소비자물가지수: http://www.index.go.kr/egams/stts/jsp/potal/stts/PO_STTS_IdxMain.jsp?idx_cd=1060&bbs=INDX_001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석유화학분야):  http://www.index.go.kr/egams/stts/jsp/potal/stts/PO_STTS_IdxMain.jsp?idx_cd=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