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으러 가는 길 썸네일형 리스트형 썩으러 가는 길 썩으러 가는 길 /박노해 열 여섯 애띤 얼굴로 공장문을 들어선지 5년 세월을 밤낮으로 기계에 매달려 잘 먹지도 잘 놀지도 남은 것 하나 없이 설운 기름밥에 몸부림 하던 그대가 싸나이로 태어나서 이제 군대를 가는구나 한참 좋은 청춘을 썩으러 가는구나 굵은 눈물 흘리며 떠나가는 그대에게 이 못난 선배는 줄 것이 없다 쓴 소주 이별잔 밖에는 줄 것이 없다 하지만 그대는 썩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푸른 제복에 갇힌 3년 세월 어느 하루도 헛되이 버릴 수 없는 고귀한 삶이다 그대는 군에서도 열심히 살아라 행정반이나 편안한 보직을 탐내지 말고 동료들 속에서도 열외 치지 말아라 똑같이 군복입고 똑같이 짬밥먹고 똑같이 땀흘리는 군대생활 속에서도 많이 배우고 가진 놈들의 치사한 처세 앞에 오직 성실성과 부지런한 노동으로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