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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문화

읽어버린 것들 잃어버린 것들- 박노해 노래방이 생기고 나서사람들은 방문을 벗어나면노래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내비게이션이 나오고 나서택시 기사들마저 모니터를 벗어나면길눈이 어두워져 버렸다 컴퓨터가 나오고 나서아이들은 귀 기울여 듣고 기억하고가만히 얼굴을 마주 보는 법을 잃어버렸다 자동차 바퀴에 내 두 발로 걷는 능력을 내주고대학 자격증에 스스로 배우는 능력을 내주고의료 시스템에 내 몸 안의 치유 능력을 내주고국가 권력에 내 삶의 자율 권력을 내주고하나뿐인 삶으로 내몰리면서 나는 삶을 잃어버렸다 더보기
우선순위 우선순위 누구도 집을 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지어 내려올 수는 없는 법 우선 기초를 놓은 후에 위로 지어 올라간다 기초란 좋은 벗과 이웃을 얻는 것 어떤 나무도 우람한 가지에서부터 씨알 안으로 뻗어 들어올 수는 없는 법 우선 안을 다진 후에 밖으로 뻗어 올라간다 안이란 진정한 나를 찾아 세우는 것 아무도 꿈을 미래로부터 오늘로 이루어 올 수는 없는 법 우선 본질에 집중함으로 꿈을 이루어 나간다 본질이란 나의 우선순위를 바로 하는 것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1 11 15 더보기
밥상에 앉아 여기 앉아야 산다 누구라도 그 누구라도 인간은 하루 세 번 밥상에 앉아야 산다 밥상에 모여 앉아 식사기도를 올린다 인류를 먹여 살리는 저 햇살과 바람과 대지와 허리 숙인 농부들을 생각하며 인류의 목줄을 쥔 거대자본들이 씨앗과 농지와 유통을 장악해가는 소리 없는 전쟁을 지켜보며 밥상에 모여 앉아 식사기도를 올린다 여기 앉아야 산다 누구라도 그 누구라도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1.11.01 더보기
길 잃은 희망 길 잃은 희망 우리가 길을 잃어버린 것은 길이 사라져 버려서가 아니다 너무 많은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둠이 깊어져서가 아니다 너무 현란한 빛에 눈 멀어서이다 우리가 희망이 없다는 것은 희망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다 너무 헛된 희망을 놓지 못해서이다 이 지상에 나는 단 하나뿐이듯 진정한 나의 길은 단 하나뿐인 길 수많은 길을 갈팡질팡해도 결정적 한 걸음이 없다면! 모두가 달려가는 그 길로 사라지리라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1 09 27 더보기
중동의 반정부 운동과 저항에 대한 생각 이슬람을 지배적인 종교, 정치체제로 하여 살아가는 중동, 북아프리카의 정치운동은 불순한 세력들이 계획한 혁명이 아니다. 처음으로 반정부 운동이 일어나서 성공한 튀니지의 경우 그 시작은 26살 청년 부아지지의 분신에서 시작했다. 그 물결이 이웃 나라로 퍼져가고 있다. 이들 나라는 정치제제와 역사가 조금씩 다르지만,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정치까지 지배하고 있으며, 왕정이나 대통령제를 택하면서 오랜 독재에 시달렸으며, 경제적으로 청년층에서 대량 실업과 빈곤을 겪는게 비슷하다. 부아지지는 중동의 "전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동의 앞으로 과제는 정치적인 안정과 함께 경제발전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중동이 잘 헤쳐나갈지는 미지수다. 나라들마다 처한 환경이 달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슬람의 율법으로 .. 더보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목차 정리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시집은 304편의 시를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시집이지만, 목차가 어딘가 불편하다. 그래서 정리했습니다. 어떤 분이 일일이 작성해주신 인덱스(http://slow-walk.tistory.com/18)가 있어 이 목록을 가져다 엑셀로 정리했습니다. 종이 한장에 출력해서 볼 수 있도록 4, 6열 짜리 엑셀 파일을 첨부합니다. 필요하신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http://slow-walk.tistory.com/18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공식 블로그에서 ■ 300년 338 3단 158 9월의 붉은 잎 316 ㄱ 가난은 예리한 칼 484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163 가득한 한심 499 가만히 건너간다 259 가을 몸 114 가을날의 지혜 473 가을에 시인이 이런 시를 써.. 더보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제목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지은이 : 박노해 펴낸곳 : 느린걸음 ISBN : 출판사 펴낸날 : 2010년 10월 16일 구입일 : 2010년 10월 16일 읽은 날짜 : 2010년 11월 08일 시집을 사두었다가 한참 동안 만지작 하며 방 구석에 밀쳐두었다. 근 20년만의 시집을 대하는 것도 두렵거니와 시 304편이 주는 압박감과 10년의 세월을 묵혀온 글이 무게를 더해왔다. 시와 시집보다는 내 삶에 대한 질문을 한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무엇을 해왔는가? 앞으로 10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답을 시집이 주지 않을 것이다. 밀쳐두었던 시집을 보기 위해서 오파장 형광등을 샀다. 최근에 책을 보면 눈이 아프다. 약 3시간의 사투 끝에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건너뛰지 않고 다 보았다... 더보기
한계선 한계선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地境)을 넓혀가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18쪽 박노해, 느림걸음 더보기
텃밭 가는 길 유빈이와 함께 가는 텃밭은 일산 원당역옆의 하나농장이라는 곳입니다. 여기까지 가는 길이 조금 험난하지요. 자가용이 있거나 택시를 타고 간다면 매우 간단하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총거리 20.8km에 소용시간이 42분으로 나오는데, 느낌상 주말에는 25분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원당역까지 가는 방법은 참 험난합니다. 시간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집앞에서 버스로 합정까지 가고, 6호선으로 갈아탄 후에 다시 불광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원당역에 갑니다. 원당역에 가서 차편을 이용해서 하나농장까지 가지요. 택시를 타면 4000원 정도 나옵니다. 이렇게 멀고 험하게 가는 길을 유빈이가 매주 빠지지 않고 가자고 하니, 텃밭에서 일하는 것이 재미있나 봅니다. 그래서 물어봅.. 더보기
[숨고르기] 눈 내리는 3월의 나비 한 마리 숨고르기 눈 내리는 3월의 나비 한 마리 눈 내리는 3월 겨울 나비 한 마리를 본다 꿈인 듯 눈송인 듯 처음 깨어나 여린 날개로 안간힘을 쓰며 눈보라를 뚫고 전진하는 흰 나비 한 마리 찢긴 날개에서 점점이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가 이대로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아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저 겨울 나비의 고독한 날개짓이 여름의 폭풍을 몰고 올지 저 찢긴 날개의 핏방울이 봄의 꽃불로 타오를지 낡은 세대의 고치를 찢고 푸른 숨결이 부르는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눈 내리는 3월의 흐릿한 허공을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겨울 나비 한 마리 봄의 전위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0 03 16 더보기
[숨고르기] 발바닥 사랑 숨고르기 발바닥 사랑 사랑의 중심은 머리가 아니다 머리는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뀐다 사람의 중심은 가슴이 아니다 가슴은 너무 빠르게 식어가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의 중심은 발바닥이다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두 발바닥 내 영혼이 깃든 발이 그리로 걸어갈 때 머리도 가슴도 마음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사람은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관계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지금 나 어디에 서 있는가 지금 나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0 01 19 더보기
숨고르기 별은 숨고르기 별은 망원경을 메고 온 친구가 별자리를 보러 가자고 부릅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그만둡니다 나는 북두칠성 말고는 별자리 이름 하나 외우지 못하지만 그렇게는 별을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별은 어느 조용한 밤 느닷없이 내 가슴에 쑤욱 들어오는 거 아니던가요 당신, 당신을 처음 안은 그날 밤처럼 밤 언덕에 홀로 앉아 눈물짓다가 별은 그만 내 가슴에 쑤욱 들어오는 거지요 나는 그만 은하수 속으로 쑤욱 들어가는 거지요 별도 시도 사랑도 우정도 삶에서 별처럼 빛나는 것들은 다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09 12 22 더보기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타고난 재능과 성품 덕분에 성공했다는 말을 믿지 마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그 분야에 빠져들어 날마다 10년 이상을 노력해왔다. 맨손으로 자수성가했다는 사람 말을 그대로 믿지 마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다른 사람과 사회의 도움으로 보이지 않는 여러 도움 덕분에 성공했다 성공했기에 행복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라 아무도 모른다 성공을 위해 삶을 다 짜낸 자는 쓰디 쓴 열매 밖에 남겨진게 없으니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09 09 08 더보기
노무현 대통령 어록 - 내 마음 속의 작은 비석 하나 나눔문화(www.nanum.com)에서 만든 노무현 대통령 어록이 있어 그 내용을 적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쓰라린 선물, 이제 내 인생의 숙제입니다. 정의와 원칙, 소신과 양심의 상징인 우리들의 삶의 스승 '바보 노무현'이 남긴말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2009년 진보주의 연구 유고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1995년 6월 부산시장 선거 낙선연설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하고 가까운 우리에게만 따뜻한 사람이 아닌 넓은 우리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따뜻한 사람은, 분노가 있는 사람이지요. 2007년 7월 참여정부 평가포럼 월례강연 정의롭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