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나

러시아 월드컵을 보면서

러시아 월드컵은 갈수록 축구가 재미없어 지고 있다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축구 실력과 승리는 전혀 다른 문제다. 농구는 실력과 승리가 비례할 가능성이 높지만, 축구는 비례하지 않는다.


축구 실력과 순위를 논하면서, 대한민국 16강을 이야기하는게 얼마나 불쌍한 일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축구 실력과 순위는 월드컵을 구경하러 온 원정응원단 인원수와 거의 비례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대한민국 축구 16강을 기원한다고? 왜 러시아에 가서 응원하지 않을까? 만 단위 원정 응원단은 아니어도 천 단위 응원단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가 16강은 물론 본선에 나가기도 어려운 실력이라는 것을. 이런 불가능을 이기고 처절하고 장렬하게 싸워주기를 치맥을 앞에 두고 응원하고 있을 뿐이다. 반전 드라마를 보길 바라면서, 어차피 안되는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기본기도 안 된 선수들을 모아서 2주만에 기본기를 올릴 수 잇을까? 벨기에, 잉글랜드, 브라질, 스페인 등 축구 강국들의 1-2 터치 패스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자꾸 수비 위주 팀들이 승리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면서, 축구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 

10명이 수비하는 텐백을 상대하는 스페인 같은 경기는 나와서는 안된다. 운동장에 누워서 침대축구도 안 된다. 경기 규칙을 바꾸지 않고서는 좋은 경기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처럼 귀화 선수들로 만든 국가가 우승하는 일은 국가대항전 의미를 퇴색시킨다. 이건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벨기에와 크로와티아 경기는 행운이다. 진짜 축구를 보여주었다. 또한 비를 맞아가며 한명씩 선수들을 안아준 크로아티아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도 감동이다. 그게 쇼였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선수 대기실에서 울고 있는 선수 불러서 화이팅하는 문재인보다 100배는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