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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나

MSN 낚시를 경험하다.

오늘 희한한 경험을 했다.
한 5년 동안 한번도 연락이 없던 과거 같은 회사 동료이자, 고등학교 선배가 MSN으로 대화를 걸어왔다. 어찌나 반갑던지는 잠시뿐, 갑자기 급하다고 돈을 보내달라고 한다.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 가지고 있던 핸폰으로 연락을 해봤는데, 이미 전화번호는 바뀐지 오래고, 전화를 해달라고 하니 못한다고 한다. 일반전화로도 안된다고 한다.



 

[선배사칭]님의 말:
 자리에있어?
[나] number3님의 말:
 아... 선배님..
[선배사칭]님의 말:
 응 바뻐?
[나] number3님의 말:
 괜찮습니다.
[선배사칭]님의 말:
 내가지금 급한상황있어 그러는데 뭐좀 부탁해도되겠어?
[나] number3님의 말:
 네.. 뭔가요?
[선배사칭]님의 말:
 인터넷뱅킹가능한거있어?
[나] number3님의 말:
 하나 있기는 한데..
[선배사칭]님의 말:
 아~
 내가지금 급히 송금해야할곳있어 그러는데 나대신해줄수있어?
 이따 다시넣어줄께
[나] number3님의 말:
 아.. 전화 주실래요..
[선배사칭]님의 말:
 하도지금핸폰도빳데리가없어 전화가 꺼져서 그래
[나] number3님의 말:
 그냥 일반 전화로 주세요
[선배사칭]님의 말:
 내가지금 전화 못할상황이니까 여기로말하는거지
[나] number3님의 말:
 ?
[선배사칭]님의 말:
 아니 송금해줄수있어 없어 /
[나] number3님의 말:
 제가 지금 장애 처리중이라서요..
 전화주세요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있는데,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친구가 연락이 왔다. 같은 [선배사칭]이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고, 그 정도의 친분이 있지 않는데, 당황스럽다고.
그래서 확신했다. MSN을 이용한 피싱이라고,


이들의 수법은 정말 교묘하다. 주의해야하겠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으며, 상대방이 반응하길 기다린다.
MSN 패스워드를 빼내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장악을 했을테니, 아이디의 개인정보를 모른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기다린다.
안부나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빼낸 아이디인데,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괜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급하다고 하고 연락이 안된다고 한다.
이래 저래 대화 상대방의 심리를 급박하게 만든다. 엄격하게 말하면 저런 상황은 내 상황이 아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냉정하게 확인이 되어야 한다.
심리공격으로 "송금해줄 있어 없어?"를 물어보고, 감성적으로 죄책감을 자극한다.
머뭇거리면 감성적인 공격을 시작한다. 내 어려움도 아닌데,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으로 만들어 버린다.
절대로 전화를 걸어오지 않는다.
자신이 아닌 제 3자에게 입금해주기를 요청한다.
특히 자신이 아닌 제 3자에게 입금하라고 요청할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누구인지 모르고, 제 3자에게 넣으라고 한다. 정말 교묘하고 절묘하다. 대화에서도 송금해야 할 곳이 있다고 하지, 돈을 넣어달라고 하지 않는다. 헐. 정말 고단수다.
다들 조심해야 겠다.
한편으로는 회사 직원의 친구 경험담이 도움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