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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2011-10-30] 배추 묶어주기와 들깨 털기

아침에 일어나다 어제 작업의 피로로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났습니다. 고양이를 기르던지, 쥐덫을 사놓던지 해야겠네요. 오늘 하루도 빡센 하루가 되겠네요.

오늘은 같이 작업할 인원이 없어서 나눔문화의 연구원들께 지원해주셨습니다. 조정희 연구원과 박주영 연구원이 휴일임에도 기꺼이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모란역에서 만나기로 하여, 경로를 변경했습니다. 9호선 타고가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수서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탑니다. 엄청 빠릅니다. 모란역에서 내려 밧줄을 사고 기다립니다.

금방들 도착하여 줍니다. 모란역에서 9시 30분에 만나서 버스를 타고 이배재 고개를 함께 넘으며 박기호 신부님 이야기를 합니다. 밭에 도착해서 우리 밭을 설명해주고, 오늘의 작업을 설명해드렸습니다. 사람이 3명이다 보니 엄청 빠르게 척척 잘 진행됩니다. 여자라서들 그러나, 묶는 속도가 빠르군요. 아마도 어제 굵은 배추를 묶어 얇은 배추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죠.

12시까지 일차를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집사람이 도시락을 싸줘서 따뜻한 보온 도시락의 온기를 느끼며 맛난 도시락을 먹고 잠시 쉬었습니다. 2시 30분까지 2차로 다 묶었습니다. 고라니에 당한 놈들, 아직 조금은 덜 자란 아이들까지 다 묶었습니다. 묶기에는 어설픈 아이들은 따로 솎아내어 나눔문화에 드렸습니다. 까칠하게 곤두서있는 배추들을 만나게 요리해주시겠죠.

들깨가 다 말라있는 듯 하여 털기로 했습니다. 한번도 털어본 적 없는 아마추어 초짜들이 일을 저질렀습니다. 들깨를 꺽어다가 비닐 위에 올려놓고 칩니다. 고소한 들깨 냄새가 코를 진동합니다. 와우~~ 이래서 신혼을 "깨가 쏟아진다고들 하나 봅니다." 들깨는 잔뜩이었는데 들깨는 얼마 안 나옵니다. 대접으로 하나 정도, 그것도 기구가 부족하여 깔끔하게 걸러진 것이 아니라서 집에서 다시 정리하면 더 줄어들 거에요. 심을 때 들깨보다 씨앗이 매우 작습니다. 분명히 두꺼운 놈들을 심었는데, 크기가 절반이하라는 느낌입니다. 들깨기름 먹는 게 엄청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고소한 냄새를 어떻게 함부로 벌컥 들이킬 수 있을까요!!

결국에 모든 배추를 다 묶고, 쏟은 배추와 무를 깔끔하게 묶어서 포장하고, 들깨를 다 털고 4시 30분에 떠났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다른 집 배추들을 만져봅니다. 배추가 미끌미끌합니다. 이런 이런.. 또 내려오는 길에 막국수집에서 들려 시원한 막국수 한 그릇씩. 이제 좀 살만하군요.

버스를 타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옵니다. 버스에서 졸고, 지하철에 졸고, 결국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8시에 나가 7시에 들어왔으니 꼬박 11시간의 여정이네요. 와우~~ 허리는 아프고, 허벅지는 욱씬 거리고.. 내일은 일어날 수 있으려나..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나눔문화 조정희, 박주영 연구원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고라니 이놈들 이제는 너희들 먹을 것이 없구나~~ 푸하하~~ 신난다.

우리 배추 이름은 오늘 정했습니다. 조정희 연구원께서 좋은 의견 주셨습니다.

이름하여 "기적의 배추" 쿠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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