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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나는 문제없다

사람들이 "나는 문제없이 해서 넘겼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정말로 "문제없이" 한 것일까?


이 말을 분석해보면 재밌는 표현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분업화와 전문화가 기본인 사회 구조에서 일을 하고 있다.

분업화는 필연적으로 일의 연쇄 또는 사슬을 형셩하게 된다.

거의 모든 일이 다 잘못될 가능성이 있고, 대부분 계획대로 안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때 일의 연쇄에서 앞쪽에 있는 사람이 "나는 문제없다", "나는 잘했다"라고 말하는 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1. 나는 잘못한 것 없다.

앞에서 한 내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문제는 뒤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 뜻은 뒤에서 발생한 문제를 나에게까지 들고오지 말라는 의미다.


2. 나는 이 일과 상관없다.

일은 대부분 연쇄적으로 흘러간다. 앞쪽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계획과 설계를 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들이다. 일의 뒷부분은 누군가 손발을 고생하면서 땀나게 뛰어야 하는 일이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은 뒤가 어떻게 될지 고민안하고 계획을 세우고 기획하고 설계하는 일이다. 앞에서 아무리 설계를 잘하고, 기획을 잘했다 하더라도, 뒤에서 무너지면 도로아미 타불이다.


"나는 문제없다"는 말은 "면피"하려는 비겁한 행동이고, 일과는 상관없이 고고한 이상속에서 뛰놀겠다는 의미이다. 전투로 치자면 아무리 작전계획을 잘 짰다고 하더라도 뚫리면 끝이다. 뚫리면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따질 기회도 없다.


"나는 문제없이 해서 넘겼다", "나는 잘했다"는 여러가지 다양한 변종으로 우리 주위를 감싸고 하루에 몇 번씩 나타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조직은 언제나 뒷수습하는 사람들의 발에서 땀이 나기 마련이다. 폭포수 모형처럼 앞에서 벌인 일들은 뒤에 가면 걷잡을 수 없는 규모로 커져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뒤에 선 사람들은 그런 변명을 할 시간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은 무엇일까?

"문제 없다", "나는 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끝까지 뒤쪽에 일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마무리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뒤에서 묵묵히 책임지고 일과 함께 잘못까지 받아서 처리하는 사람들의 꾸준함과 책임감이 무엇인지를.

아주 단순하지 않는가!!


덧붙이자면 끝까지 마무리하는 일을 맡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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