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에 대해서
요즘 여러가지 문제들이 나오면서 교육 분야가 시끄럽다. 교육 정책에 반대하는 고1 학생 시위, 나아가 두발 자유화를 부르짖는 중고생 시위 움직임, 고대 이건희 명예 철학박사 수여, 외국인학교 설립에 대한 갈등 등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왜 특히 한국 사회에서 교육 문제가 조삼모사 처럼 변화가 심하고, 사회 구성원들 간의 갈등까지 자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첫째로, 교육 정책이 사립학교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작용하는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다. 사립학교들은 자신들의 재단 전입금을 기반으로 하고, 기부금을 2차 기반으로 하고 등록금과 국고 보조를 전체 예산의 일부로 해야 되는데, 거의 모든 사립학교들이 등록금과 국고 보조에 목을 메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양산되고 있다. 사립학교는 자신들의 교육 철학을 교육을 통해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한 사단법인의 구현체로써, 법적으로는 인격적인 존재인데, 그의 삶 자체가 국고보조금에 의지하고 있으니,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사립학교들이 등장하는 역사를 보면, 농경 중심의 지주들이 농지개혁과 조세포탈의 피난지로써 사학을 설립하였으며, 국가는 국립/공립 학교 재정 부담을 가볍게 그들에게 지우고 회피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교육 자체에 충실하겠다는 재단도 있겠지만..
둘째로, 공교육과 사교육이 혼재되다 보니, 작금의 문제를 다들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문제는 공교육이 정상화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공교육 영역으로 사교육이 침입해왔고, 사교육이라는 특수한 학원중심의 교육 문화가 사교육을 장악한 것이 본질이다. 공교육은 그대로 두고, 국고보조금을 끊어버리고, 등록금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운영할 수 없는 재단은 모두 공/국립 으로 전환하고, 사립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재단에게는 모든 부문에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뿐 아니라, 공교육 영역도 정상화되지 않는다.
셋째로, 교육의 결과가 도박화되는 현상을 피해야 한다. 시험을 잘 친들, 떨어지면 실패자가 되고 만다. 따라서 공부를 잘 하거나 결정적인 시험을 잘 쳤다고 해서 진학/취업의 기회가 넓어지거나 경쟁률에 따라서 좋은 점수가 휴지가 되고 1년을 더 해야되는 그런 도박같은 교육과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 대학에서 이야기하는 본고사와 변별력은 별 설득력이 없다. 오야가 쉽게 이기고 판단하기 쉬운 도박장을 만들겠다는 것이지, 학생들과 그들의 교육철학, 또한 선발된 학생에 대한 성장에 프로그램과 자신감이 없다는 것만을 증명하고 있다.
넷째로, 교육의 3주체를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한다. 그러나 몇년동안 주욱 봐 왔지만, 3주체중 유일하게 학생만이 성적과 교우, 가정 문제로 죽어간다. 왜 그럴까? 왜냐면 학생만이 미성년자이고, 어른들이 이끄는데로 가야 하기때문이다. 그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살필 의무가 있는 학부모, 교사들이 자꾸만 방관하기 때문이다. 제발 죽는다는 각오로 학생들의 고충과 함께 해봐라.. 제발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머리를 무작장 밀어버린다는 무식한 발상은 집어치우길 바란다. 따져보자면 말도 안되는 것들이 어디 그뿐이랴? 사랑의 매로 폭력을 정당화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던가? 결석을 해도 두들겨 맞는다. 숙제를 안해도 두들겨 맞는다. 심지어 성적이 떨어져도 두들겨 맞는다. 또는 반이 꼴찌를 하면 모두다 다 두들겨 맞는다. 학교라는 테두리안에서 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는 미성년에게 폭력의 아름다움을 손수 가르치고, 폭력을 견디어 내는 인내심을 키워준다. 회초리로 시작한 폭력은 밀대자루, 탱자나무, 야구배트로 가도 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폭력일 뿐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폭력이 나쁘다고 가르치는 뻔뻔한 입이 밉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효과가 빠르다는 이유로, 단지 어른이고 교사라고 해서 폭력으로 인권을 짓밟지 마라. 그럼 어쩌라고 반문할 수 있다. 폭력없이 학생을 가르칠 자신감이 없다면, 천직이라는 교사직을 떠나서 다른 삶의 길을 찾아보길 바란다.
정말로 답답한 교육 현실입니다. 여기 저기 몸 구석 구석에 남아 있는 폭력의 흔적들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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