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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야기

페이스북 창업자 Mark Zuckerberg 가 천재가 아니라면

그냥 생각나서 어처구니 없는 글을 써 본다. 심심하지 않은 분들은 읽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으리라.

어느 날인가 페이스북의 창업자가 영화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천재가 아니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하버드의 재학생이어도 물론 뛰어난 학생이겠지만,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천재가 아니었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물론 주크버그가 부렀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는 말처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졌다. 엉뚱한 상상이 재미있어 그냥 해본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주크버그가 천재라서 페이스북이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반론을 해 본다. 중요한 가정법은 하나다. 

페이스북 창업자 Mark Zuckerberg 가 천재가 아니라면, 지금처럼 페이스북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주크버그가 하바드가 아니라 MIT나 스탠포드 출신이어서 facebook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했다면?

서비스를 선택할 때 사람들은 직감적이고 감성적인 명칭을 선호한다. facebook이라는 명칭은 너무나도 직감적이고 감성적이다. 거기다가 facebook은 하바드에서 사용해온 유서깊은 이름-브랜드이다. 주크버그가 뛰어나기는 하지만 MIT나 스탠포드를 다녔다면, 먼저 facebook을 온라인으로 옮길 생각을 했을까? 옮겼다고 해도 이름을 facebook이 아니었지 않았을까?


주크버그가 미국에서 일류 대학이 아닌, 그냥 그만한 대학에서 페이스북을 만들어서, 학교에서 사용했다면?

facebook 초기에, 하바드 학생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을 두고, 점차로 사용가능한 대학을 넓혀간다. 하바드와 아이비리그 학생들만 사용하는 facebook.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내가 혹시 facebook을 사용할 수 있다면, 나도 그들처럼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아주 좋은 발상이다. 그런데, 주크버그가 그냥 고만고만한 대학을 다니다가 facebook을 만들었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까? 


주크버그가 천재라는 이야기의 근거중에 하나는 영화속에서 3일동안 자지 않고 프로그램했다는데?

3일동안 자지 않고 프로그램했다면, 천재는 아니다. 천재는 어떤 문제를 3일 동안 프로그램할 정도로 복잡하거나 오랫동안 잡지 않는다. 크고 복잡한 문제라도 단순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은 많이 하겠지만, 3일 동안 코딩하지 않는다. 두번째로, 진짜 천재이고 3일동안 프로그램했다면, 바보다. 천재는 3일동안 머리써서 해결할 정도로 문제를 처음부터 설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미리 해결해 두었을 것이다. 3일 동안 자지 않고 해보면 안다. 2일이 지나면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내가 뭐 하고 있는지 하늘을 둥둥 날라다닌다는 것을. 작업을 해놓고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페이스북이 7억명을 감당하는 인프라의 기술이 구글과 아파치등의 오픈 소스를 통해서 다져진 것인데, 맨바닥에서 삽질했다면?

페이스북은 서비스의 사용자 규모가 10억 단위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지나 글 같은 경우에는 못해도 1000억 개 단위를 기반으로 한다. 여지껏 10억 단위 사용자를 효율적으로 다룬 곳은 구글과 트위터, 아마존 정도이다. 10억 단위를 전세계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DB, 응용프로그램 모두 이전의 패러다임과는 다르다. RDBMS 대신 NoSQL을, 로드밸런싱이 IDC내에서 글로벌 규모로, 등등.. 그런데 페이스북은 적어도 지난 5년간 인터넷 업계가 고군분투하면서 삽질하여 안정적으로 만든 기술들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오픈 소스들이 많다. Hadoop, memcached, redis, varnish, gearman, mangoDB 등등, 이루 셀수가 없다. 구글의 개발자들이 많이 페이스북으로 옮긴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기술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주크버그가 천재이고 페이스북이 천재적이라 이런 기술들을 맨바닥에서 삽질했다면? 아마도 ing로 삽질중이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아이폰 등이 2011년에나 등장했다면?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의무적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앱을 설치하고, 거의 매일 시시때때로 접속하여 정보들을 본다. 트위터의 경우 웹과 API의 비율이 1:9 정도라고 한다. 90% 가까운 요청이 API, 즉 외부 업체나 앱 사용자로부터 온다. 그 90%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많은 요청이 스마트폰으로부터 온다는 것은 사실이다. 길거리에서, 버스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는 물론이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잠깐의 짬을 내어 트위터, 페이스북은 기본이다. 만약에 아이폰이 2011년에나 등장했다면, 페이스북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항상 접속하는 조급증이 없이, 페이스북이 그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폐쇄적인 네트워크였던 싸이월등의 내리막길과 비교된다.


마이스페이스나 구글의 wave 같은 서비스가 몰락하지 않았다면?

페이스북도 경쟁자가 있었다. 마이스페이스와 구글의 Wave. 구글의 Wave는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했고, 마이스페이스는 살아있는지 어쩐지 모른다. SNS 서비스의 최고 강자는 페이스북이다. 경쟁자들이 여전히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고, 많은 사용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페이스북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는 유일한 SNS 서비스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는데, 언제까지 지속될까? 경쟁이 없으도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할까? 지켜볼만한 일이다.


페이스북의 성공은 부럽다. 더 이상 새로운 돌파구가 없다는 생각을 한 방에 무너뜨린다. 좋은 아이디어와 인프라, 투자환경, 기술 기반이 있으면, 새로운 서비스를 전세계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성공신화. 레드오션, 치열한 경쟁속에서 성장한 페이스북이라 더 부럽다. 아직도 미개척지가 남아있을까? 서부로 서부로 갈 때는, 미개척지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신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여전히 미개척지는 남아 있다. 찾기만 하고 뭔가를 하지 않는 우리에게 보물섬처럼 감춰져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