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이야기

아이폰과 갤럭시의 차이

아이폰과 갤럭시를 비교하는 글들이 많다. 더불어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고, 수장인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를 비교한다. 한편에서는 애플을 추앙하고, 한편에서는 삼성과 애국심을 대치시킨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이폰과 갤럭시에서 통신환경에 대한 주도권 문제가 빠져있다. 아이폰과 갤럭시는 주도권에 대한 문화의 차이가 크다. 주도권은 자신감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무선 통신 시장은 크게 통신회사와 제조사로 구성된다. 스마트폰, 아이폰의 등장하기 전에는 주도권이 한국의 경우에는 통신회사가 거머지고 있었다. 유럽의 경우에는 주도권을 노키아 같은 제조사가 쥐고 있었다고 한다. 주도권에 대해서 누가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해 증명할 길이 없다. 핸드폰 기기의 사양과 기능을 정하는 최종적인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면, 누가 주도권자였는지 쉽게 안다.

아는 바가 없거나 불확실한 다른 나라 이야기는 빼고, 한국의 경우에 아이폰 이전에 모바일 기기에서 주도권은 통신회사가 가졌다. 새로운 기능을 가진 모바일 기기도 통신회사와 협의를 거쳐 시장에 나오면 죽어버린 기기가 될 가능성이 컸다. 기기가 가진 성능과 우수한 기능을 죽이고, 스펙 다운을 해야 하고, 거추장스러운 요소들을 입혀야 했다. mp3 파일에 대한 DRM 설정이 그랬고, 무선인터넷으로 자료를 다운받는, 컨텐츠보다 다운로드 요금이 더 들어가는 우스꽝스러운 서비스 체계가 그렀다. 

깨놓고 삼성의 기술진들이 더 좋은 폰을 만들고 싶지 않았겟는가? 한국의 통신회사들은 자신들의 수익구조를 깨뜨릴만한 기술적인 도전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장벽을 치고 싶었다. 여기에 삼성은 굴복했다고 보여진다. 기술적, 문화적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보면 애플이 처음 내놓은 이동통신 기기였지만, 굴지의 미국 이동통신사들을 설득하여 판매와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백날 마케팅 조사하고 트렌드 탐구해봐야 소용없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을 연결시키는 일을 한다고 했다.  기술과 인문학을 연결시키면 통합와 통찰이 나온다.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있어야 주도권을 쥐고 시장을 움직여 나간다.

삼성은 자신감이 없을까? 아니 있다. 그러나 하드웨어에 대한 자심감, 특히 수유율에 대한 자신감이 강한 듯 하다. 누구보다도 더 저렴하게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더 많이 팔아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자신감. 불행히도 통합과 통찰에서 나오는 자신감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통신사에게 주도권을 양보하거나 내주어서 배부르고 따스웠다는 만족감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박차버렸다.

시장을 주도하는 능력, 시장을 휘어잡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역할은 "어쩌면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다"가정과 "실패를 조직의 성과로 다시 연결해가는" 조직문화에서 나올 것이다. 과거 이건희 회장은 에니콜의 참담한 불량품을 불태워 신화를 만들었다. 이제 그런 신화를 다시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아마도 그 신화를 써내려갈 리더는 이재용 같은데, 불가능해 보인다.

재빨리 추격만 하지 말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주도권을 잡아가기 바란다.

아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