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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야기

미스테리한 LG


알림: 검색엔진에서 "스마트 TV"로 검색하여 들어오신 분들이 많으신데, 스마트 TV를 사시거나 알아보시려고 들어오신 분은 검색엔진이 잘못 안내한 것입니다. 이 글은 전혀 스마트 TV에 대한 기능, 비교, 가격등에 대한 정보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을 따라했던 베꼈던지 간에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기를 뛰어넘어 1인자로 올라섰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 창조성이 없다고 삼성의 빠른 추격(fast follow) 전략을 비난했다. 나도 어느 정도는 삼성을 비난했다. 


미스테리는 삼성이 아니라 LG다. 대한민국 전자 산업의 양대 산맥인 LG가 왜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의 존재감마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을까? 삼성은 통신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통합 효과를 기대도 못하고, 통신사에 끌려다니는  위치라면, LG는 통신사까지 보유하고 있어 통합 효과를 기대할 만도 한데, 아리송하다.

LG의 헛발질은 아마도 3D와 LTE에 올인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LTE는 그냥 3G의 화상기능처럼 심하게 굴욕적으로 망가질 서비스이다. 서비스,제품에 앞서 기술이나 사양의 표준화를 통해 모두가 뛰어드는 서비스가 성공한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내 기억에는 없다. 혁신은 예상과 계획으로 탄생한 합리적인 표준화로 만들 수 없다. 반대로 혁신의 결과가 표준화 된다. 많은 경쟁자들이 시장의 합리성을 위해 인터페이스-접촉면의 표준화를 꾀하는 것이다. 
3D TV는  좋은 전략적 출구가 아니다. 사람들이 TV를 보는 이유가 3D여서가 아니다. TV를 보기 위해서 안경까지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은 기능인데, 볼 컨텐츠도 없다. 기술이 좋고, 제품의 사양이 좋으면 무엇하는가? 쓸모가 없는데.


미스테리한 LG가 살아남으려면 자신들의 역할과 위치를 재조정뿐이다
(다 아는 이야기거나 관심없는 이야기겠지만).
삼성처럼 의사소통을 고도화하하여 실행까지 전달되는가?
애플처럼 창의적인가?
시장을 선점하고 이끌고 있는가?
미스테리한 LG가 뚫고 갈 길은 무엇일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사람들이 반값 LED를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이 왜 2G에 머물고 있을까?
다들 스마트한 3D를 부르짖을 때, 스마트폰과 LTE를 찾을 때,
기본에 충실하면 답이 보인다. 


며칠 전 10년 넘게 본 구식 TV를 바꾸기 위해 삼성과 LG 전시장을 방문했는데, 좌절이다. 너무 복잡하다. 일단 필요도 없는 스마트 기능과 3D가 기본이고, 각종 사양이 어렵다. 해상도, 패널 종류, LED 방식, 응답속도 등등. 그냥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복잡하게 비교할 수 있으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선택을 실패하기 쉽고, 선택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설명서를 요청해도 없단다. 패널이 언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리모콘은 짜증나 죽을 정도다. 한번에 기능을 누를 수 없다. 2-3번은 눌러야 한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복잡한 TV를 비싸게 팔려고 하다니. 이런 죽일..
(결국에 삼성이 아닌 LG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 영업사원은 거짓말을 했다. 제품 스펙도 모른다고 하며, 패널 년도도 모른다. 다나와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정도 스펙을 모른다고 뻥 쳤다. 심한 배신감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때는 웃돈을 얹어주고 신뢰와 안심을 함께 구매하는 건데. LG는 상대적으로 다 대답했다. 맞는지 확인할 방법은 가지고 있지 않다. 밀어내기 싸구려 상품을 추천하면서 거짓말 하는 상품을 굳이 살 필요는 없었다.)
 

사람들이 찾는 TV는 고화질 저전력의 좋은 LED TV다.
차(3D) 떼고 포(스마트기능) 떼고 TV 자체 기능에 집중하면 가격을 반으로 낮출 수 있을 뿐더러,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이다. 기판의 복잡도도 내려가고, 리모콘의 복잡성도 줄어들고, 제품 라인도 단순해진다. 제조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재고회전율을 더 올릴 수 있다.

전자산업은 TV, 패널, 핸드폰을 만드는 산업은 거대한 장치산업이다. 제조의 결과물이 작은 전자기기일 뿐, 제조는 자동차나 조선처럼 장치산업이고, 원자재에 대한 재고비율도 높다. 따라서 원자재를 재고로 보유하는 기간을 단축하면 재무적인 안정성 또는 건전성은 금방 올라갈 것이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다. 나처럼 무전기 같은 2G를 쓰는 사람들, 전화와 문자 정도 쓰는 사람들이 현재 사용요금과 기능으로 3G로 갈 수 없다. 피처폰이라고 하던데, 이상하게 비싸다. 3G 사용자에게도 데이터 통신을 제외한 통신 기본 기능만 있는 튼튼하고 멋진 3G 폰과 가격을 제시하면 된다. KT, SKT 모두 2G 사용자들이 서비스 종료 공지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이유를 알아봐라. 그리고 1000만에 가까운 나이든 어른신들의 핸드폰 용도를 생각해보면 딱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요 이야기는 조금 자신이 없다)

삼성에 비해서 LG에 대해서 알려진 게 없어서, 잘 알지 못하지만, 결국에는 미스테리하다는 것이다. 몇몇 방송에서 3D 업체로 지목되어 나온 LG. 기업 문화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삼성은 안 된다"라는 비난으로 들렸을 가능성이 큰 글을 포스팅 했는데, 합법적인 방법으로 일단 살아남아야 하고, 가능하면 1등을 해야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는 평범한 진실을 깨닫게 해준 삼성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낸다.

미안하다. 너무 욕했다. 삼성!


미스테리한 LG는 꼭 일어서길 바란다. 그때 보자!

아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