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밥상
김지태
출장지에서 앞당겨 집에 왔더니
아내 혼자 밥을 먹고 있다
놀라 얼른 감춘 밥상 위
맨밥에 달랑 김치 몇 조각
어머, 예고도 없이 벌써 왔어요
당신이 없으면
반찬 걱정을 안 해 대충 먹어요
김칫국물이 해일처럼
와락 내 허파로 쏟아지는 저녁
나도 이런 날들이 있었다.
집에 쌀이 떨어져 밥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돌아올 돈이 없어 외국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날들.
허파가 아픈 게 아니라 가슴이 아팠는데,
아무튼 열심히 잘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사는 길 밖에 없다.
지하철에 있는 시를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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