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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시 하나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詩 박노해


저기 허공에
사람이 있습니다

눈보라 치는 허공에
장맛비 치는 허공에

한 여자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은 정리되지 않는다고
사람은 대체되지 않는다고

저기 아찔한 허공에
사람이 매달려 있습니다

제발 말 좀 들어주세요
제발 대화 좀 해주세요

경제도 기업도
사람이 하는 것 아닙니까

정치도 법률도
사람이 하는 것 아닙니까

힘이 없어도 돈이 없어도
우리 다 사람이 아닙니까

이 나라는
사람이 사는 나라 아닙니까

대한민국은
사람이 희망인 나라 아닙니까

여기 사람이 달려 있습니다
우리들 목숨이 달려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이
정의를 울부짖는 얼굴이

저 허공에 매달려 있습니다
여기 하늘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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