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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2011년 3월 26일 밭일 - 감자 심기

감자 심기 방법 : 특별하지 않는 방법으로 심었습니다. 씨 감자 사서 반으로 가르고, 땅에 심었습니다. 좀 다른 것은 낙엽을 태운 재를 감자 자른 면에 발라줬습니다. 그래야 습기를 막아서 썩지 않게 해준다는 밭 주인의 오래된 비법만 적용했습니다.


3월 26일 토요일. 모임 약속이 4개인 날이다. 도저히 4개 다 참석할 수 없다. 그냥 선택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것으로. 그래서 0번으로 밭에 나가서 일하기로 했다.


금요일 밤 집사람의 투정이 나왔다.
"도대체 일자리는 안 구하고, 허구헌날 농사 지을 생각 뿐이면, 우리집 생계는 어떻게 해?"

반사, 무시 모드로 가면 쫓겨날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넘어갔다. 나쁜 남자다.

아침 8시 일어나서 먼저 수원으로 갔다. 밭이 있는 광주까지는 차가 없어, 수원에서 조합원인 인현을 만나서 가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다 찾아봤는데, 최소 2시간 50분 정도다. 갈아타는 시간을 보태면 3시간 이상 걸릴 것이다. 수원역에서 만나 광주 밭으로 갔다. 집에서 부터 꼬박 3시간 30분 걸렸다.

광주에 도착해서 퇴비를 사고, 씨앗은 다음 주에 사기로 했다. 퇴비를 먼저 뿌리고, 다음 주에 씨앗을 뿌리려 한다. 간단히 점심을 한 후에 밭에 올라갔다. 우리에게 배정된 밭을 설명해주고, 죽은 잡초와 덩쿨을 치우기로 했다. 밭이 너무 넓은 것인가.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밭은 정리하다 보니, 미나리가 밑으로 꽤 많이 내려와 있다. 퇴비를 주면서, 어쩔 수 없이 밭을 살짝 엎었다. 미나리만 아니라면 그대로 두면 되는데, 어쩔 수 없이 반 이상 미나리를 뽑아야 했다. 밭 주변을 정리하고, 퇴비를 주고 나니, 버려진 밭처럼 보였던 밭이 나름 모양이 난다.

씨감자를 심기 위해 밭을 정리했다. 북감자로 심기로 해서, 밭을 이쁘게 만들었다. 밭 곳곳에 발효중인 퇴비와 물이 넘쳐 자갈, 모래밭으로 변한 밭이 공존한다. 가슴이 아프다. 다음에 꼭 물길을 잘 만들어서, 밭을 버리지 않게 해야 겠다.

씨감자 5Kg을 나누어 심었다. 싹이 제대로 날지 참 궁금하다. 초짜 농부들이 제대로 했을까? 2-3주 지나면 알게 되리라.

어두워지기 전, 4시 반에 겨우 밭을 내려왔다. 다음 주에는 모종과 씨앗을 사서 이것 저것 심어야 겠다. 적상추, 청상추, 쑥갓, 청경채, 봄배추, 알타리, 들깨,  아욱, 근대, 당근, 겨자, 치커리, 당귀, 토란 등등...

유빈이는 주말 축구반에 열심히 참석하는라 같이 못가고 있다. 우리 집에 차가 있다면 어떻게 해서 데리고 갈수 있겠지만, 현재 일정이 맞지 않다. 유빈이는 축구를 시작한 후로, 꿈이 축구선수로 바뀌었다. 농사 때문에 차가 필요하다는 역설에 대해서 참으로 답답하다. 


저녁에 고등학교 모임에 참석하고 12시 가까이 되어서 집에 들어갔다.
일요일에 몸이 너무 뻐근해서 유빈이를 데리고 찜질방에 다녀왔다.

이 블로그를 작성하는 지금도 몸이 뻐근하다. 허리, 어깨, 장딴지 등등 온통 쑤시고 결린다.
저질 체력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또 사진을 하나도 못찍었다. 다음 주에는 꼬옥 사진을 찍어와서 올려야 겠다. 지나면 잊혀진다. 찍으면 남는다.

인현, 수고 많았수다. 차 태워줘서 고맙고.

이번 주는 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