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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2011년 4월 3일 밭일 - 씨 뿌리기

4월 2일, 전국에 방사능 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뉴스에, 토요일 밭일을 일요일로 옮겼다. 다들 일정들이 꼬였을텐데, 가장 많이 참석했다. 4월 3일은 어린이들이 4명이나 참석했다. 세영, 유빈, 영호, 민준(나이순). 또 카메라를 챙기지 않아서, 사진은 없다. 이날 밭일에는 처음으로 재혁군이 아들 민준이와 참석했다. 앞으로 꾸준히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서, 일요일 11시에 출발했다. 급등한 휘발유의 위력일까? 올림픽대로가 뻥 뚫렸다. 도착하니 모두들 나와서 일하고 있다. 잠깐 밭을 둘러보고, 곧바로 점심을 먹었다. 사돈댁에서 순대국을 끓여오셨는데, 정말 잘 끓이였다. 6개월 가까이 땅속에 묻어 두었던 김장김치를 꺼내어서 먹었다. 와우 예술이다. 역시 거칠게 키운 배추라서 거칠다. 식이섬유가 그대로 살아있다. 무도 잘 익었다. 이런 김치를 먹을 때는 할머니 생각이 난다.

점심을 먹고, 일을 좀 했다. 배수로 확보를 위해 삽질, 곡괭이질을 했다. 비닐 포대로 밭의 제방을 만들어서 튼튼하게 쌓아 무너지지 않게 했다. 그리고 씨를 심고 뿌렸다. 인현군은 참 꼼꼼하다. 하나 하나 밭을 고르고 또 고른다. 난 그에 반해털털 그 자체다. 대충 밭으로 보이게 만들고, 흩뿌리기를 시도했다. 흐흐. 결과가 어떻게 될까?

시금치, 적상추, 치커리, 청경채, 근대하고, 들깨를 뿌리고, 딸기와 상추 모종을 심었다. 감자와 씨 뿌린 밭에 물을 좀 줬다. 밭 가운데 있던 큰 바위 2개도 옮겼다. 허리가 아프다. 아직도 밭이 많이 남았다. 청상추 잎이 작고 큰 것 2종류를 심고, 당근, 봄배추, 알타리, 오이, 토마토를 심어야 겠다. 그리고호박도 심고, 원두막도 정비하고 지붕을 얻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이번 밭일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신나게 놀았나 보다. 4명이서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밭을 파고 헤집고 놀고, 죽은 나무들로 칼싸움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더니, 오기 전에 컵라면 하나씩 배터지게 먹고도 배가 고프다고 한다. 집에 와는 길에 잠 들더니, 깨워도 못 일어난다. 자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냥 푹 잔다.

자. 이번 주에 일하면 심기는 끝나고, 밭도 이쁘게 바뀔 것이다. 이제 새싹들이 나면 솎아주기를 하고, 잡초와의 일대 전투를 벌려야 겠다. 내가 뿌린 씨앗들이 싹을 잘 틔웠을까? 궁금하다.

처음 참석한 재혁군과 민준군, 수고 많았수다. 같이 가줘서 고맙고,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