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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시 하나

[숨고르기] 내가 먼저


숨고르기

내가 먼저

불 꺼진 벽난로에게 말해보라
나한테 열기를 먼저 주면 장작을 던져준다고

말라붙은 옹달샘에게 말해보라
나한테 샘물을 먼저 주면 깊이 파 주겠다고

절망어린 현실 구조에게 말해보라
나한테 희망을 먼저 주면 내가 변화해 나서겠다고

이 지상에 계절을 이겨내는 꽃은 없고
자기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은 없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삶을 앞서 살아내면서
미래의 빛으로 저항하지 않는다면
좋은 세상이 와도 텅 빈 삶의 그릇일 뿐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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