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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시 하나

[숨고르기] 눈 내리는 3월의 나비 한 마리




숨고르기

눈 내리는 3월의 나비 한 마리

눈 내리는 3월
겨울 나비 한 마리를 본다
꿈인 듯
눈송인 듯

처음 깨어나
여린 날개로 안간힘을 쓰며
눈보라를 뚫고 전진하는
흰 나비 한 마리

찢긴 날개에서 점점이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가 이대로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아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저 겨울 나비의 고독한 날개짓이
여름의 폭풍을 몰고 올지
저 찢긴 날개의 핏방울이
봄의 꽃불로 타오를지

낡은 세대의 고치를 찢고
푸른 숨결이 부르는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눈 내리는 3월의 흐릿한 허공을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겨울 나비 한 마리
봄의 전위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0 0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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