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깊은 수렁에 빠진 듯 하다.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310/h2013100403313321500.htm
어느 날 갑자기 '증세' 논의가 나온 것이 아니다. 지출 항목은 늘어가는데, 세입 항목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우리 경제가 거시 지표로는 계속 순항 중인데도, 세입이 줄고 있다. 대선 공약 이행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에 만들어 놓은 '부자 감세'가 이제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 기사들을 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2MB는 신흥 졸부와 기업가들을 바탕에 두고 있었는데, 박근혜 또한 이들을 교집합으로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어,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부자 증세'로 전환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증세'가 없다면 세출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감세'는 언제나 거의 모두에게 환영받지만, '증세'는 환영받기 어렵다. '증세'에는 공평성의 문제가 따라 붙는다.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감세'는 이익이기 때문에 조금 덜 이익이더라도 참을 수 있지만, '증세'는 손해이기 때문에 남보다 더 손해보는 일은 매우 민감하다. 이익보다는 눈앞의 손해에 과민반응한다. 내가 손해보는 일은 무조건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보통 '증세'는 약자에게 부여하는 경향이 있나 보다. '유리지갑'을 가지는 봉급생활자들은 무조건 미리 계산된 금액을 내고 나중에 환급을 받는 매우 약자이다. 그에 반해 기업과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낼 세금을 계산해서 내고 나중에 정산을 하면 된다. '유리지갑'은 항의나 거부가 불가능하고 자기 통제권도 없지만, 사업자들은 어쨌든 자기 통제권이 있다. 강자들에게는 '증세'가 아니라 '감세'를 선물한다.
'부자 감세'와 '법인세 인하'를 하면 국가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신화는 거짓임이 증명되었다. 법인세율을 가지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를 산정하는 멍청한 경제학자들과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언론들은 반성해야 한다. 하나만 알기 때문이다. 기업과 경제는 법인세율만 가지고 기업 활동을 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가서 법인세를 적게 내는 것을 뻔히 아는데, 왜 옮기지 않을까?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높은 법인세율을 만회하고도 남을 이익이 있기 때문이고, 이전에 따른 비용과 낭비가 생존을 위협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왜 외국계 기업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자선하러 오는 줄 아는가? 많은 기업들이 그 어렵다는 중국에 왜 진출들을 하는지, 중국에서 계속해서 사업하는데 비용이 늘어가는데도 계속 더 투자하는지 생각해봐라.
증세는 국민들에게 거부당하고,
감세철회는 할 수 없고,
돈이 없어 공약은 지킬 수도 없고,
아주 깊은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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