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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기

2011년 4월 23일 밭일 - 고추 심기

떠나기 전에 암울한 날이다. 가는 차편을 구하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는 방법을 검색. 최소 2시간 30분 예상. 막 떠나기 전, 형이 같이 가자고 전화왔다. 와우~ 신난다.

조촐한 모임. 2명 참석. 역대 최소인원 참석한 날이다.
모종상에서 고추 한판 70개를 샀다. 난 2배 정도 심었으면 했는데, 그 정도면 적당하고 한다. 처음이니 뭐..

밭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여기 저기 고라니 흔적이 많다. 똥도 싸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치운 모양이다. 자생하는 두릅도 다 따먹었는지 없다. 지난 주에 올려놓은 자생 당기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감자를 빼 먹다니, 감자도 잘 자란다. 이건 자색 감자다. 일주일 뒤에 심은 일반 감자는 이제 싹이 나오고 있다.


드디어 호박이 싹을 띄우고 올라온다. 잘 자라야지~~


다른 작물들도 다 잘 올라오지만, 열무인가 알타리 무인가 기억이 가물하지만, 암튼 무가 잘 올라온다.



고추를 심기위해 밭을 정리하다보니, 이전 농사짓던 분이 검은 비닐로 멀칭하고 걷어내지 않아서, 밭을 갈아 엎었다. 정말 싫은 일이지만, 비닐을 정리하려 보니 어쩔 수 없다. 비닐 없이 농사 짓기로 다짐했다.

밭을 갈아엎고 나서 고추를 심었다. 총 70개인데, 심고 나니 뿌듯하지만, 부족한 느낌이다. 다음 주에 한판 더 심어야 겠다. 오기 전에 물을 줬다. 화요일에 비가 온다니, 토요일까지 버틸만 할 것이다.


형이 주워온 편백씨를 발아시켜 키운 편백 모종을 수백개를 옮겨 심었다. 장난 아니었다. 가장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이 여린 싹들이 묘목이 되어서 자랄 수 있을까? 좀 더 크면 화분으로 옮겨 심어, 집과 사무실에서 놓고 키워야 겠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마지막으로 오기 전에 고추와 편백을 고라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쳤다. 어쩔 수 없다. 자연과 공존, 공생하는 방법을 찾지만, 여기서는 무너졌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무너진 울타리들을 손 보고, 땅을 고르고, 울타리를 쳤다. 가장 힘든 작업이다. 다음 주에 고추와 편백은 고라니의 습격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다음 주에는 오이, 가지, 토마토, 봄배추를 심고 상추 모종을 다시 심어야겠다.
옥수수는 씨를 사서 발아시켜 모종을 만들어봐야 겠다. 잘 될까? 품종은 대학 찰 옥수수로 정했다.

다음 주에는 좀더 푸르른 밭이 되어 있을까?
아참 산에 가서 낙엽토를 구해다가 고추와 다른 작물들에 줘야 한다. 파는 퇴비도 쓰지 않기로 했다. 몸이 고생을 좀 더 하면 좀 더 맛있고 좋은 작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수확할 때 나타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