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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세대 지체 현상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마흔 살 때는 미혹하지 않았고
쉰 살 때 하늘의 명을 알았다. 

- 공자, 논어, 위정편


대한민국이 힐링 열풍이기 하지만, 50대까지 치유가 필요할 줄이야.


20대에게 재테크, 30대에게 자기계발을 강요하던 세상이, 2012년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40대, 마흔을 위한 각종 책들이 쏟아지더니, 2013년 드디어 50대를 위한 책이 나오고야 말았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마흔이 마흔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30년 전에 마흔의 가장들은 불혹을 뛰어넘어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끼게 해줬는데, 쉰살이면 어느덧 할아버지 느낌이 나면서 인생의 내리막을 천천히 걸어가는 그림자가 느껴졌는데.


더구나 10대 청소년에게는 사교육의 열풍과 함께 공부가 아닌 학습과 시험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쏟아지고, 20대, 30대, 40대, 50대에게 이런 저런 충고와 조언, 힐링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20,30년 전에 기대하던 세대가 지니던 특성들이 지체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Generation gapGeneration gap
http://barleen.blogspot.kr/2011/05/generation-gap.html


나이가 들어 가면 갈수록 세대 지체의 폭이 깊어지나 보다. 10대에는 2-3년, 20대에는 3-4년, 30대에는 5-6년, 40대에는 7-8년, 50대에는 9-10년 정도 지체되는 느낌이다. 그만큼 평균 기대 수명이 늘어나기 했지만, 반가운 일만은 아닌 듯 하다.


어쩌면 피터팬 증후군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닐런지.


세대지체 현상은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세대 지체 현상의 그림자에는 젊은 세대의 성장의 지연과 젊은 세대를 뒷받침하는 나이든 세대의 헌신이 있다. 젊은 세대는 나아갈 땅이 없고, 이때문에 나이든 세대는 황혼이 지연된다. 이런 현상은 윤석중님의 "먼길"과 같은 상황이다.


먼 길

윤석중


아기가 잠드는 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 걸 

보고 자려고 

아기는 말뚱말뚱 

잠을 안 자고


전형적인 교착상태(deadlock)이다.


씁쓸하다.


아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