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의 양심불량 문제를 짚어보고 해법을 찾겠다고 SBS 뉴스에서 지하철 쩍벌남을 막을 수 있다고 야심차게 지하철 바닥에 발바닥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지난 2월 10일 방송했다. 지하철에서 쩍벌이고 앉아 있는 남자들은 난감하게 생겼다. 뉴스 보기 : 지하철 쩍벌남, 다리 사이 표시에 '움찔'
(왼쪽과 오른쪽에 앉은 남자들의 다리 모양을 유심히 보라. 특히 녹색 바깥쪽까지 발바닥이 넘어간 모양은 큰 의미가 있다.)
쩍벌남은 발바닥 위치를 바닥에 붙여 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발바닥 스티커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에 앉은 사람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남자만이 다리를 벌이고 앉는 것은 아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자도 다리를 벌이고 앉게 된다.
쩍벌남이 문제로 떠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여자는 다리를 모으고 앉는데, 남자들은 생물학적으로 안지킨다는 볼멘 목소리때문이다. 여자들은 사회적으로 다리를 벌이고 앉는 행동이 매우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각인되어 있는 편견이 남녀 모두를 지배하고 있고, 어려서 부터 다리를 모으고 앉는 습관을 가져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쩍벌녀가 적을 뿐이다. 또 하나는 여자의 복장이 치마일 경우 다리를 벌리고 앉게 되면 속옷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하는 경향도 큰 몫을 차지한다.
쩍벌남, 또는 다리를 벌리고 앉는 문제는 아주 쉬운데 해법이 있다.
바로 한국 사회의 평균 신장이 커진데 반면, 지하철 의자의 높이는 70년대 수준 그대로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프를 보면 30년간 남자는 8cm, 여자는 6cm 정도 신장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략 5-7cm 차이라면 30년 전 평균에 맞춰 설계한 의자는 매우 불편하다. 의자에 앉을 때 편한 자세는 허벅지가 의자의 윗면에 붙어서 자연스럽게 체중을 받쳐줘야 한다. 키는 커졌는데, 의자의 높이가 낮은 상황에서는 허벅지를 바닥에 붙이려면 3가지 방법이 있다.
1. 다리를 벌인다.
2. 다리를 내민다.(오른쪽)
3. 다리를 안쪽으로 꺽는다. (왼쪽)
2번처럼 다리를 내밀고 편한 자세를 하려면 사람이 적고 여유 공간이 있을 때 가능하다. 사람이 빽빽히 차게 되면, 왼쪽 처럼 다리를 모으게 되고, 허벅지와 의자사이의 남는 높이 만큼 다리를 벌려서 편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지하철에서 쩍벌남이 발생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예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의자가 평균신장의 변화를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자세히 보면 키가 평균 이상인 여자도 다리를 벌리는 경향이 있다.
SBS에서 보도한 내용처럼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발바닥 모양에 맞춰 다리를 모으게 되면, 인위적으로 다리에 힘을 줘서 그 자세를 유지해야 대략 170cm 이상되는 남자들은 불편하게 된다.
어디 되먹지 못한 스티커를 붙이는 꼼수보다는 지하철 의자의 높이를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쩍벌남은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 의자가 불편하기 때문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현상일 뿐이다.
몰지각하게 드러눕는 모양의 쩍벌남이 있기 한데, 예외로 그들은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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