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문화

물러나 박수치는 존박을 바라보며

지난 3개월 동안 채널권을 뺐겨 슈퍼스타케이2 를 어쩔 수 없이 봤다. 슈퍼위크인가 부터 줄곧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출연자들 중에 유독 존박이 거슬렸다. 허각이랑 친한 척 하는 미국에서 온 키다리 핸섬가이. 이건 좀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 TOP11 부터 마지막 결선까지 계속해서 허각과 존박, 마치 사귀는 듯한, 어쩜 저럴 수가..

그런데 마지막 우승자 발표하는 시점에서, 존박을 다시 봤다. 
배철수 아저씨가 허각을 발표하는 순간, 존박은 뒤로 3-4걸음 물러나서 박수를 쳤다.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예의다. 우승자인 허각에게 그 순간을 홀로 경험하고 느끼고, 몸 속에 깊이 새길 수 있는 배려가 보였다. 
(사진을 캡쳐할 수 없어서 중앙일보에서 찾았다. 출처 : http://pic.joinsmsn.com/photo/article/article.asp?total_id=4563554)

슈스케2 우승자 발표 순간

슈스케2 우승자 발표 순간, 뒤로 물러나 박수치는 존박


아! 무슨 사람이 저럴수 있을까? 
처음보는 장면이다. 짧은 생각으로는 둘 중 하나다. 몸에 예의와 배려가 깊이 베어있던지, 처음부터 설정을 하고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을 하던지. 저 장면을 보면서, 난 몸에 베어있다고 믿기로 했다. 아니면 또 어떤가!! 소름끼치는 장면이다.

우리는 기쁨의 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것을 "선비"니 어쩌니 하면서 절제받아야 한다고 배워오고, 이런 문화에 익숙하다. 반대로 "恨' 민족이라는 수식어처럼 슬픔을 표현하는데 강하다. 

저 장면을 보면서 내가 기뻤을 때와 진정으로 남을 축하해주고 같이 기뻤했던 순간들을 떠 올려봤다. 몇 안되서 금방 지나갔다. 기쁨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문화, 그 순간을 지켜주는 마음가짐을 생각해본다. 

아무리 봐도 존박 멋진 놈이다!!

아시안 게임에서 승자가 날뛰는 문화가 보인다. 정말 싫다. 좀더 성숙해지고 패자를 생각했으면 한다. 지면 죽는 건가? 승자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