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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문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 위대한 탄생

지난 슈퍼스타K 에서 장재인, 허각, 존박, 김지수 등을 보며 즐거웠다. 집사람에게 채널 선택권을 뺏겨서 어쩔 수 없이 보았지만, 재미있고 가슴이 뭉클한 장면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MBC에서 하는 "위대한 탄생"은 자진해서 보고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사람을 중독시키는 마력이 있나보다. 금요일에는 가능하면 일찍 들어가서 채널 고정하고 대기한다.

위대한 탄생은 심사위원으로 나선 5명의 가수, 작곡가를 집중해서 지켜보게 된다. 심사위원 5명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예리하게 특정한 패턴들을 끄집어내서 지적한다. 가끔 일치할 때도 있다. 처음에 방시혁이라는 사람의 눈빛과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계속 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와 그동안 많은 "재능있는 친구"들에게 열정을 쏟아붓다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은 것으로 느껴진다. 방시혁 힘내라!!

김윤아 어린이들이 연예계에 발들이는 것을 반대하는 소신파.
김태원 가능성과 재능을 함께 바라보는데, 낭만주의로 흐른다.
방시혁 노력하지 않는 재능있는 도전자를 구별해낸다.
신승훈 제일 무난하다고 보여지는데, 다른 사람들과 비해 크게 특색이 없다.
이은미 사소한 습관들 비음, 마이크 등등, 노래하는 방식에 대해서 귀신같이 잡아낸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5명이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찾아내서 평가할 수는 없으리라. 아이유만 하더라도 박진영 회사의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하던데, 나름의 가치와 평가기준이 있으리라. 각기 다른 음악 인생을 걸어온 "장인"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5명이 의견을 내고 합의를 해서 결정했으니, 합격자들에게 그만한 역량과 재능, 잠재력이 있으리라. 

위대한 탄생에서는 특별히 잘 한다는 느낌이 드는 도전자가 아직까지는 없다. 타고난 가창력을 지난 꼬맹이 "정인"양만 눈에 들어온다. 기교 없이 원곡 그대로 소화하는 백지같은 느낌. 단아함 그 자체다. 

슈퍼스타K와 위대한 탄생을 보면 참가자들에게는 공통된 문제점이 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노래방에서 또는 모임에서 노래 좀 한다고 해서 나왔겠지만 그게 문제다. 이 문제점을 고치면 누구나 오디션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참가자들이 높은 음은 잘 하는데 반해 낮은 음, 특히 도입부의 낮은 부분은 잘 구별이 가지 않는다. 높은 음은 잘하는데, 낮은 음이 안되니, 앞 부분은 죽 쑨다. 그래서  "선곡"을 잘못했다거나, 감정이입이 안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래를 잘 하는 것은 모든 음역대를 골고루 잘 소화해야 한다. 노래방 기계는 박자에 맞춰 소리 지르면 100점을 주겠지만, 심사위원들은 아니다.

참가자들에게서 쉬고 들어가는 부분에서 "흠~~" 하는 거친 호흡 소리가 크게 들린다. 신승훈, 이은미의 무대나 지난 쎄시봉 특집에서 송창식, 이장희나 양희은의 노래를 들어보면 도대체 "숨을 언제 쉬는지" 모를 정도로 호흡을 잘 가다듬고 있다. 그래서 음정이 떨리지 않고, 듣기에 거슬리지 않는다. 복식호흡인지 발성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만 잘 가듬어도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참가자들이 고음을 내는 것을 큰소리로 지르는 것이라 생각하는 창법이 거슬린다. "캬아아악~~"하고 지르는 것만이 고음을 내는 방법이 아니리라. 오죽하면 그렇게 하다가 목이 망가지고 노래를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살며시 음을 밀어 올리고 유지하는 방법도 있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이은미인가가 말했다. 노래를 목으로만 하지 말고 온 몸을 악기로 삼아서 음을 퉁겨내라고. 이게 진짜 노래이고 음악일 것이다.

슈퍼스타K와 달리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로 2주간 지도를 하고 경쟁을 다시하니, 현실적인 오디션 제도라 생각한다. 다들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 기대된다.

난 음치의 3대요소를 모두 가진 타고난 음치다. 따라서 믿든지 말든지 알아서들 하시라.
아무튼 위대한 탄생도 점점 재밌어지던데, 좋은 친구들이 멋진 승부를 했으면 한다. 다음에 12명 선발되면 그때 느낌을 다시 적어보고, 배팅해봐야겠네요. ㅋㅋ.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한편으로 글로벌 오디션이라 하여 우리말 노래로 프로그램을 심사하는 게 좋은 것인지 판단이 안선다. 대부분 순수 외국인들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발음을 익히기가 쉽지 않고, 매번 노래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발음을 익혀야 한다는 약점이 있는데, 보면서 불편했다. 불러와서 생색만 내고 쓴소리 하고 집에 보내는 것은 좀 그렇다. 글로벌 오디션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